중국이 인도 주변국가에 대한 항구 및 도로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16일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스리랑카 남부 작은 항구도시인 함반토타에 대규모 항구 건설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도양 무역 패권의 핵심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이곳을 포함해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 건설, 네팔 철도 및 도로 공사, 방글라데시 치카공 항구 건설, 미얀마 카육푸 항구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인도 인근 국가를 하나로 잇는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생산하는 상품을 판매하려는 판로 개척임과 동시에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부터 원유를 원활히 수송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NYT는 투자전문가의 말을 인용 “중국 정치인들과 기업들이 교역과 경제 발전이 뒤쳐진 남은 아시아 지역에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합심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를 자극하고 있다. 히말라야 지역 국경 문제 및 달라이 라마 문제로 중국과 역사적으로 갈등 관계였던 터라 자국만을 제외한 ‘진주 목걸이’ 전략이 달가울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항구 건설이 언제든지 해군 주둔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안보적인 위협도 가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칸왈 시발 인도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NYT에 “중국이 항구와 전략적 요충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인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균형을 저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인도의 우려는 자국과 보다 친밀했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과의 교역에서 중국에 밀린다는 점에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스리랑카는 중국이 최대 원조국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5월 26년간 내전을 끝내는 과정에서 스리랑카는 무기와 탄약ㆍ전투기 등을 중국으로부터 구입했으며, 외교적으로도 도움을 받았다. 또 10억달러에 이르는 함반토타 항구 건설을 비롯한 발전소, 문화회관, 특별경제지역 건설 등 경제 전반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인도도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연합국가들과 자유무역 협정을 맺어 수출 강화 전략을 실행했다. 중국과도 자유무역 협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는 전력 판매와 10억달러 차관 제공, 수입품 관세감면 등을 약속하면서 관계 회복에 나섰다. D. 미탈 인도 교역 총책임자는 “중국의 공격적 행보에 인도 정치지도자들이 깨달은 게 많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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