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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마르자 승전보' 성급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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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마르자 승전보' 성급했나

입력
2010.02.1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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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거점인 헬만드주 마르자시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4일째인 16일, 빠른 속도로 시가지를 장악해가던 미군 등 연합군이 탈레반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민간인 희생이 계속 늘어나면서, 연합군의 작전이 신중해져 진군 속도도 느려졌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6일 탈레반이 저격수들을 동원하고 사제폭탄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연합군의 진군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 미군의 아프간 침공 이후 가장 큰 군사작전이 13일 개시된 뒤 며칠 만에 “마르자시를 연합군이 거의 장악했다”는 성급한 승전보도 들렸다.

그러나 이날 외신들은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대부분 마르자에서 도망쳐 파키스탄으로 향했다”는 하니프 아트마르 아프간 내무장관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AP통신은 “마르자에서 탈레반이 소탕됐다는 징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소규모로 재빨리 이동하는 조직으로 재편돼 미군과 아프간 군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5일 낮에만 최소 6건의 대규모 교전이 발생했다. 밤에 몰래 미군 근처로 진입하거나 매복해 있다가 공격하는 식으로 움직이는 탈레반 저격수들의 활동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 발표된 탈레반 희생자는 27명, 연합군 희생자는 2명(미군 1명, 영국군 1명)이지만, 전투가 진행 중이어서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는 것도 연합군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16일 민간인 2명이 연합군의 정지 명령을 무시했다가 사살됐고, 1명은 연합군과 탈레반 대원의 교전 와중에 총격으로 사망했다. 앞서 14일 연합군의 경량다연장로켓발사기(HIMARS) 오류로 로켓포가 목표물을 벗어나 민가에 떨어지면서 아이들을 포함해 일가족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합하면 지금까지 민간인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번 작전과는 별도지만, 인근 칸다하르주에서 15일 발생한 5명의 민간인 희생까지 합하면 20명이다. 칸다하르에서는 도로를 내고 있던 민간인 5명을 폭탄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오인해 연합군이 공습했다. AFP통신은 “부상당한 사람들이 지뢰 때문에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연합군은 오폭을 일으킨 HIMARS 사용을 중지하고, 탈레반 반군이 의심돼도 무기를 들고 있지 않으면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이 때문에 진군이 늦어져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작전의 목표가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어 지역 통치권을 탈레반으로부터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 한다”는 반응이 더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탈레반 2인자이자 사령관인 물라(Mullahㆍ이슬람 성직자를 높여부르는 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최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미국과 파키스탄 정보당국에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바라다르는 아프간 탈레반 창설자이자 최고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에 이어 탈레반 2인자로 꼽히며,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이기도 하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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