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집권 민주당에서 중간선거(11월)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상원의원이 또 나왔다. 1998년 상원에 진출한 2선의 에반 바이(54ㆍ인디애나)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에 애착이 없다”며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 바이런 도건(노스다코타) 의원 등에 이어 상원에서만 벌써 5번째 이탈자다. 급속히 이탈하는 민심 때문에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중진 의원이 불출마 대열에 가세함으로써 민주당은 물론 백악관은 또 한번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바이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나서 철회를 설득했으나 소용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바이 의원은) 일자리 창출, 경제회복, 재정건전성, 국가안보 등에서 초당적 합의를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라며 아쉬워했다.
바이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처럼 당파적 이익을 초월해 화합과 타협을 중시한 중도파 정치인으로 신망이 높았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과 달리 유권자의 신뢰도 여전히 높아 출마한다면 승리는 어렵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공화당의 맞상대로 예상되는 댄 코츠(66) 전 독일 주재 대사와의 가상 대결에서 무려 20% 이상 우세를 점하고 있었고, 선거자금도 최근까지 1,300만달러 이상을 모으는 등 3선고지를 향해 순항을 거듭하던 중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그런 점에서 바이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불출마의 변은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디애나 주민을 위해 일하고, 국민을 돕는 것을 사랑하지만 의회는 사랑하지 않는다”며 “공직에 대한 여전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열망은 사라져갔다”고 의회에 대한 염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의회가 “신랄한 당파성과 이데올로기에 뒤덮여 있다”며 “슬로건이 아닌 해결책을, 정쟁이 아닌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민간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주 고용창출에 대한 법안과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초당적 위원회 구성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것이 그가 의회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한 배경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