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다웠다. 거침이 없고 솔직했다.
"동계올림픽에서 국민들의 축하를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던 청년이 그 꿈을 이뤘다. 모태범(21ㆍ한국체대)은 1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금메달로 한국빙상의 새로운 역사를 쓴 뒤에도 긴장하지 않고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태범은 "그 동안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면서 "1등을 해서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오늘이 내 생일이다. 내가 나한테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한 것 같아 너무기분이 좋다."
-아무도 금메달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웃으면서)태릉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할 때 나한텐 질문도 없었다. 그래서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언론에서 무관심해 부담이 없던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주종목이 아닌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1,000m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500m 구간 훈련을 열심히 했다. 그게 생각지도 못한 금메달로 이어진 것 같다."
-1차 레이스에서 전체 2위를 차지했는데 예상했나.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1차에서 성적이 잘 나오니 2차에서 한번 해보자는 자신감도 생겼다."
-정빙기가 고장 나 1차 레이스가 1시간 30분이나 늦어졌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감독님이 연기되는 상황을 계속 일러줬고 적당히 몸을 풀고 쉬다가 음료수를 마시기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가 속개되기를 기다렸다.
-2차 레이스는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과 레이스를 펼쳤는데 부담은 없었나.
"100m 구간만 먼저 빠져나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0m를 먼저 치고 나가면서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선배들이 대견하게 여길텐데.
"아직 형들(이규혁ㆍ이강석)을 만나보지 못했다. 특히 규혁이 형하고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형한테 감사드린다."
밴쿠버=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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