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하필… 경찰관 집에서 졸업반지 훔쳤다 덜미

특수강도와 절도전과 20범인 ‘범죄의 달인’이 현직 경찰간부 집에서, 그것도 경찰종합학교 졸업기념으로 맞춘 반지를 훔쳤다 덜미가 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6일 지난해 11월 어린아이만 있는 집에 들어가 현금과 귀금속 등 시가 5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귀금속 상가에 판 혐의(절도)로 장모(3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교도소를 나온 장씨는 길거리를 돌며 범행대상을 물색하다 학교에서 집으로 향하는 이모(9)군 뒤를 따라가 집을 확인했다. 잠시 후 다시 찾아간 장씨는 이군에게 자신을 컴퓨터 수리공이라 속인 뒤 집에 들어가 이군 한 눈을 판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종로 귀금속 상점에서 훔친 반지와 목걸이를 판 장씨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그가 훔친 경찰간부후보생 반지와 귀금속 상점에 남긴 연락처였다.

때마침 귀금속 상가에 장물조사를 나왔던 경찰은 한 상점에서 경찰간부후보생 반지를 사들였다는 첩보를 듣고 조사한 결과 그 반지가 해양경찰관 이모(36) 경감의 경찰종합학교 졸업기념 반지인 것을 확인했다. 주거가 일정치 않은 장씨는 귀금속을 팔면서 연락처를 남겼는데, 십여 년 전 세상을 떠난 형의 친구 신모(41)씨의 것이었다. 장씨가 평소 신씨와 자주 연락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설 연휴 동안 신씨 집 앞에서 잠복한 끝에 장씨를 붙잡았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