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와의 악연은 밴쿠버에서도 계속됐다.
미국 쇼트트랙대표팀의 에이스 아폴로 안톤 오노(28)는 14일(한국시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벌어진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위로 처지다 성시백(23ㆍ용인시청), 이호석(24ㆍ고양시청)의 충돌을 틈타 2위로 골인, 어부지리로 개인통산 6번째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그러나 입에서 시작된 사단이 파문을 일으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오노는 경기 후 "레이스 막판에 솔트레이크시티 때처럼 실격이 나오길 바랐다"고 말했다. 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1,500m 결선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실격을 유도해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민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오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기 후 비디오를 보니 한국 선수가 손으로 추월을 막더라. 방해가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오노와 경쟁을 펼친 한국 선수들로선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다. 오노는 이날 준결선 레이스 도중 수 차례 손으로 이정수(21ㆍ단국대)의 질주를 방해했고, 결선에서도 손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이정수는 금메달 획득 후 오노에 대한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오노는 시상대에 올라와서는 안될 선수"라며 불쾌해 했다. 오노는 이어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칙성 동작이 잦다'는 한국 취재진의 지적이 나오자 "오늘 결선은 너무 치열했다. 레이스 도중 어쩔 수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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