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편의성 여부에 금융기관 생존 달려"
"자산관리에 대한 마인드도 이젠 '증권화'되어야 합니다. 금융시장이 선진화할수록 '자산 증식=부동산'등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죠. 자산운용의 무게중심이 실물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옮겨가야 할 때입니다."
유준열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장은 '자산관리'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는 투자자 개개인이 전 생애에 걸쳐서 풀어야 하는 숙제"라는 게 유 사장의 정의. "지금까지는 자산관리라고 하면 '한탕주의'식 재산 불리기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산관리는 투자자 개인의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걸쳐 어떤 자산을 어떻게 굴리고 불릴지, 나아가 증여나 상속까지도 전부 포괄해야 합니다. 결코 대박을 노려서는 안됩니다. 무엇보다 실패확률을 줄이는 게 중요하고 수익률은 '예금금리+α'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동양생명은 '증권사 월급통장'로 꼽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부문의 절대강자. 작년 말 현재 342만개의 계좌를 보유, 증권사 가운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유 사장은 "대출기능만 빼면 CMA가 은행결제통장에 뒤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모든 증권거래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CMA는 지급결제기능을 넘어 자산관리통장으로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가올 자산관리의 시대를 맞아, 앞으로 고객들에게 '동양=CMA증권사'로 각인된 이미지를 '동양=자산관리 증권사'로 새롭게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부문의 강화는 동양종합증권에게도 큰 숙제. 유 사장은 자산관리 역량과 IB 역량이 얼마나 화학적으로 결합하느냐에 '한국형 IB'의 성공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CMA 1위에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다 지점망(164개)을 보유해 '절대 강자'라고 자부하는 자산관리 부문과, 5위권 진입에 성공한 IB 부문은 동양종금증권 미래성장동력의 양대 축.
그는 "자산관리 등 리테일(소매금융)영업이 받쳐주지 않으면 IB의 성공은 어렵다"며 "IB와 자산관리의 시너지를 일으켜 고객 및 수익창출을 극대화함으로써 한국형 IB의 차별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자산관리의 강점을 살리면, 현재 18%에 불과한 IB의 수익비중을 3년 안에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자신했다.
동양종합증권은 이와 관련, 채권ㆍ주식 발행인수시장 등 IB 본연의 영역에 충실하면서, 인수합병(M&A) 자문은 물론 SPAC(스팩ㆍ기업인수목적회사)과 같은 신사업을 통해 M&A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어차피 국내시장은 포화된 상태인 만큼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형 경제발전 모델을 추종하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국형 IB 수출도 추진한다는 전략 하에, 동남아 거점역할을 하게 될 홍콩현지법인도 올해 들어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쪽은 퇴직연금과 선물시장. 특히 3월 동양선물과 합병을 계기로, 증권사의 탄탄한 고객층과 영업망, 선물의 상품개발 노하우를 합치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증권사가 살려야 할 덕목으로 '편의성'으로 꼽았다. "하나의 계좌로 월급통장 기능부터 주식, 채권, 펀드등 모든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CMA가 매력적인 이유도 결국은 편의성에 있습니다. 자산관리가 중요해질수록 컨설팅 역량이나 다양한 금융상품 제공에서 얼마나 높은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금융기관의 생존을 판가름할 것입니다."
■ 만약 지금 1억원을 투자한다면?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가 확대되면서 경기 회복세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본다. 따라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투자성과가 가장 우수한 주식자산에 투자를 집중하고자 한다. 60%(6,000만원)를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맡길 계획인데, 국내와 해외 펀드 비중은 2대1로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 40%는 분산 차원에서 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려고 한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안전자산인 우량등급 채권에 절반(2,000만원)을, 또 예상을 깨고 증시가 둔화할 경우에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S에도 절반(2,000만원)을 투자하겠다."
정리= 문향란 기자 iami@hk.co.kr
인터뷰=이성철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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