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지역구 여론
여야 의원들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전한 설 민심의 최대 화두는 단연 세종시였다.
우선 의원들이 가장 많이 접한 여론은 "세종시 문제로 그만 좀 싸웠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나라당내 친이계 및 친박계의 구분과 여야의 구분이 따로 없었다.
친이계인 권택기, 정태근 의원은 "당내 싸움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친박계인 이학재 의원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제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종시 논란에 대한 평가와 해법에 대한 여론은 전하는 의원들에 따라 차이가 컸다. 소속 정당과 계파에 따라 제각각 해석한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친이계가 많아서인지 수정안 지지 여론을 전하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었다.
한나라당 친이계로 서울에 지역구를 둔 진수희 의원은 "수도를 분할해서는 안 된다는 게 대체적 여론이었다"며 "연휴 직후 당내 논의의 물꼬가 터질 것이고 그것이 세종시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서울이 지역구인 친이계 김용태 의원도 "이 대통령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게 아닌 만큼 박 전 대표가 적당히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민심을 전했다.
영남 민심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친이계는 박 전 대표의 양보를, 친박계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친이계인 강석호 의원은 "동해안 쪽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포함해서 대통령이 일을 좀 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 서상기 의원은 "지역구가 대구인 만큼 아무래도 원안 쪽으로 빨리 처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박 전 대표를 핍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결단해 여권 단합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권에선 세종시 문제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지경이라고 야당 의원들이 전했다.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중앙 부처 이전 방안을 제외하는 수정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충청권 민심도 아직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친박계의 송광호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빨리 정리하고 당내 분란을 봉합하라는 여론의 주문이 있었다"면서 여론이 바뀌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충남이 지역구인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정권이 충청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고, 충북이 지역구인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대통령이 얼마 전 충북에 내려와 지역 사업 몇 개를 들어준다고 한 것도 별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여권의 '강도론' 공방이 화제에 올랐는데 그럼 충청권이 강도란 말이냐고 분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친이계 인사들은 "수정안 지지가 높은 수도권 여론과 원안 지지가 높은 충청 민심이 접촉해 어떤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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