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흥미로운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은 11일 밸런타인데이를 축하하는 붉은색이나 하트 모양 기념품을 파는 상점에 대해 전국적인 단속을 벌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 기념품은 평상시에는 단속 대상이 아니지만, 밸런타인데이 즈음에는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그 이유는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서구 기념일을 축하하는 모든 행동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1세기 넘게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주의를 따르고 있어, 원칙적으로는 생일이나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이슬람 국가들의 표정이 모두 다 사우디처럼 살벌한 것은 아니다. 이집트, 두바이 등은 거리 식당들마다 붉은 리본과 꽃을 내거는 등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다.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면서 의외의 특수를 누리는 직종도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기념일을 앞두고 연인에게 이별을 대신 통보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업체를 운영하는 베른트 드레슬러는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업체가 인기를 끌어왔다. 나는 헤어지는 사람들을 위해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별 통보 방식은 요금에 따라 차이가 있다. 기본 요금인 29.95유로(약 47만원)를 내면 대행사는 전화로 “우리 친구가 되자” 또는 “나를 그냥 혼자 있게 해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0유로를 더 내면 대행사는 정중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편지를 대신 보내준다. 가장 비싼 디럭스 서비스는 64.95유로(약 10만원)로 드레슬러씨가 직접 고객의 연인을 만나 이별을 알린다. 최근 국내에도 발간된 독일 소설 <이별대행 에이전시> 도 이 같은 이별 대행 업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별대행>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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