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덕 스토리> 를 설날 하루 전에 관람했다. 평양연극영화대학 출신의 정성산 감독이 북한의 극단적 인권탄압 실태를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2만5,000 명의 정치범과 탈북자가 수용되어 있는 함경남도 요덕군 15호 수용소를 배경으로 북한 최고의 무용수 강련화에게 닥친 비극적 운명과 수용소 안에서의 사랑, 용서를 그린 서사 뮤지컬이다. 요덕>
2006년 초연 당시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미국 공연 때는 워싱턴포스트가 "이 역동적인 뮤지컬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나 <레 미제라블> 에 견줄 만하다"고 평한 바 있다. 레> 지저스>
이 작품은 올해 서울공연을 필두로 미국 캐나다 독일 등 해외 12개 지역 월드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유엔본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같이 인권문제와 관련이 깊은 장소에서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인의 구미에 맞는 정서적 기호를 추가하여 4년 전에 비해 음악과 무대 등을 많이 고쳤지만, 막상 세계무대에서 평가 받을 작품성과 흥행 성적은 미지수다.
<요덕스토리> 는 형평을 벗어난 예산 지원으로 반공뮤지컬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내용을 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열악한 수용소 안에서도 살아내고, 사랑하며 용서하는 이야기다. 해외공연을 통해 세계적 스타들을 초청하여 홍보대사로 세울 계획이 있다 하니 그들이 북한 인권 실태를 보고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 외교사절단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요덕스토리>
북한의 강제수용소는 공포와 굶주림,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 요덕을 비롯한 6곳에 15만 4,000여 명의 반체제 인사와 탈북자가 수용되어 있다 한다. 열악한 양식으로 끼니를 잇고, 언제 어떻게 처결 당할지 모르는 극심한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한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를 재건하였고 일본도 히로시마에 원폭박물관을 건립했다. 중국은 산 사람을 생체실험에 사용한 일본군 731부대를 복원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우리도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기록하고 증언하여 인륜적 차원에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요덕스토리> 가 그 물꼬를 터주길 바란다. 한국이 미국 일본에 이어 북한인권법을 제정한다고 하니 북한 주민의 인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덕스토리>
<요덕스토리> 는 또 하나의 한류 장르인 토종 뮤지컬이다. 엄청난 로열티를 주고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한국적 소재의 창작 뮤지컬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역사물인 <선덕여왕> 과 <명성황후> ,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웅> , 작년 11월 미국 뉴욕공연과 월드투어를 시작한 <드림걸즈> 와 함께 세계인의 심금을 울릴 한국형 뮤지컬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드림걸즈> 영웅> 명성황후> 선덕여왕> 요덕스토리>
재작년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 후, 북한 관람객들은 "북한과 미국의 예술교류가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ㆍ예술적 교류가 빈번해지면 북한 주민의 얼어붙은 마음이 녹고 통일 이후 겨레가 화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정치ㆍ외교적으로 빗장을 여는 물리적 개방과 함께 인적, 문화ㆍ예술적 교류 차원의 개방정책은 체제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며 통일비용도 줄이게 된다.
이미 중국 국경을 통해 남한의 가요와 드라마, 영화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깊숙이 퍼져 있는 상태다. 현 정부도 대승적 견지에서 남북교류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새해에 많은 분들이 <요덕스토리> 를 보고 동족이 겪는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으면 한다. 요덕스토리>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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