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비트에 실은 비장한 가사10년만에 돌아온 '검은 열풍'
샤데이를 기억하는가. 잘 모르겠다면 이렇게 한 번 물어보겠다. 끈끈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성 보컬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1980년대 히트곡 'Smooth Operator'는 아는가. 한때 CF 배경 음악으로도 널리 쓰였던 곡이다. 아마도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이 노래의 리듬에 맞춰 몸을 흐느적거렸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
팝 그룹 샤데이가 신보 'Soldier Of Love'로 돌아왔다. 10년 만이다. R&B와 록 등을 절묘하게 결합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샤데이는 이 복귀 앨범에서 서글프면서도 강인한 역설의 음악을 선보인다. '사랑의 군인'이라는 별스런 뜻을 지닌 타이틀 곡부터 남다르다. 마치 군인의 사기를 독려하는 듯한 군가 풍의 강한 비트가 주조를 이루지만 가사는 다소 비장하고 처연하다. '…죽을 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 남으려고 해요/ 난 이 사랑을 지키니까.' 3번 트랙 'Morning Bird'와 5번 트랙 'Long Hard Road', 6번 트랙 'Be That Easy' 등엔 짠 물기가 흥건하다.
농염한 목소리와 용모로 1980년대 팝계에 '검은 열풍'을 일으켰던 이 그룹의 보컬 샤데이 아두(51)는 건재를 과시한다. 조금은 허스키해진 목소리에서 세월의 무게와 함께 성숙미가 느껴진다. 덩달아 짙어진 호소력이 가슴에 공명을 일으킨다. 늦은 귀환 때문에 오히려 소중하게 다가오는 앨범이다. 소니뮤직.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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