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까 따이팔레 엮음ㆍ조정주 옮김/비아북 발행ㆍ396쪽ㆍ1만6,000원)
사우나와 자일리톨의 나라로만 여겨지던 북유럽의 나라 핀란드는 어느새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떠받들어지고 있다.
국가경쟁력, 학업성취도, 반부패지수 등에서 늘 세계 최상위권을 달리며 성공한 복지국가의 표상이 된 것이다.
특히 사교육 문제로 몸살을 앓는 우리 현실에서 핀란드의 무상 교육제도는 거의 신화처럼 보인다. 자연히 핀란드의 성공을 분석한 책도 잇따라 발간되고 있다.
그 중 <핀란드 경쟁력 100> 은 2006년 핀란드가 유럽연합 의장국이 되면서 개최한 정상회의 때 만들어진 책으로 국가행정, 사회정책, 문화와 교육 등 핀란드 곳곳에서 일어난 100가지의 '사회적 창안(social innovation)' 사례를 훑고 있다. 핀란드>
핀란드 총리부터 시민단체 대표까지 각 아이디어를 발안하거나 실행의 중추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직접 썼다.
각각에 대한 소개는 2~4쪽 정도로 간략하지만 핀란드라는 사회를 개괄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1930년대 소련의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염병, 핀란드인들의 삶 깊숙이 자리잡은 사우나, 치아 건강에 기여한 자일리톨 같은 일상 속 사례들도 어엿하게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핀란드 의회 의장을 지낸 리이따 우오수까이넨은 여성의 정치 참여가 핀란드의 힘이라고 말한다. 핀란드는 1906년부터 남녀 모두에게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했으며, 이듬해에는 세계 최초의 여성 의원을 배출했다.
2000년에는 여성 대통령, 2003년에는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중앙과 지방의 모든 의사결정기구에 적용되는 40% 이상의 성별 할당주의,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노사정 3자주의,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신념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회 시스템도 핀란드 행정의 핵심적 요소들이다.
마르띠 루야넨 환경부 국장은 핀란드의 사회 안정에 기여한 사회주택 제도인 '아라바 주택'을 소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이 제도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합리적 이자율로 공공대출을 제공해 핀란드의 주택난을 해결했다.
또 노숙자가 독립적 생활을 시작하도록 돕는 Y재단, 모든 학생들이 입주 가능한 학생주택, 요양시설을 기피하는 사람들을 위한 24시간 서비스 주택 등 각종 정책 속에는 사회적 평등에 대한 핀란드인들의 신념이 반영돼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각종 육아 제도들이 돋보인다.
전 국민을 포괄하는 탁아센터가 운영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할 경우에는 가정양육수당을 제공해 직장을 쉬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했다.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공공도서관, 무상 고등교육 제도, 소외된 이웃을 위한 공동책임운동과 단식일 운동…. 책을 읽다보면 부러운 것들 투성이다. 우리와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에 마냥 따라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 일도 아닐 것이다. 물론 정신분열증 진료 프로젝트나 자살 예방 국가 프로젝트처럼 성공의 과정에서 그들이 치른 사회적 비용이나 부작용을 짐작케 하는 항목들도 눈에 띈다.
좀 더 교육 쪽에 집중해서 핀란드를 바라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들도 있다. 일본의 교육 저널리스트인 마스다 유리야가 쓴 <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시대의창 발행)는 핀란드 교육의 비결이 교사들의 뛰어난 역량에 있다고 보고, 교사 양성 시스템을 소개했다.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는 교사와 교육학자들의 핀란드 교육 현장탐방 결과를 정리한 책 <핀란드 교육 혁명> (살림터 발행)을 펴냈다. 핀란드> 핀란드>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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