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ㆍ하원의 일본 도요타자동차 청문회에서는 최근 대규모 리콜 대상인 가속 페달, 브레이크 문제보다 엔진의 전자제어(ETC) 시스템이 공방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도요타 차량의 잇따른 급발진 사고가 ETC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미 의회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도요타는 외부기관에 의뢰해 ETC를 재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급가속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ETC 시스템의 결함 여부 재조사 방침을 24일 열리는 미 하원 감시ㆍ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조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기관에 의뢰해 ETC 프로그램 문제를 조사하며 조사에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이 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전자제어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고 청문회에서도 같은 주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답변서에서 "전자제어 시스템은 비상 상황에서 엔진을 정지하거나 감속하도록 돼 있으며 외부 기관에 위탁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도요타 차량의 급발진 사고 원인이 브레이크 결함이 아니라 전자제어 시스템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급발진 사고 피해자 유족이 도요타를 상대로 한 소송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사는 재클린 도노휴(67)씨는 2006년 12월 프리우스 급발진으로 남편이 숨지고 자신도 큰 부상을 당했다며 12일 도요타를 상대로 피해 보상 소송을 냈다. 미시시피주에 사는 월리엄 마이어스 부부도 지난해 10월 도요타 캠리가 급발진해 당시 20세이던 아들이 숨졌다며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 도요타를 제소했다.
최근 대규모 리콜과 관련한 집단 소송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요타 미국 판매법인, 캠리와 아발론 생산부서, 엔지니어링 부서 등 도요타 4개 부서는 12일 가속페달 결함과 관련해 추가 소송을 당했다. 소송을 제기한 10명의 원고들은 집단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 등을 이유로 도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16개주 22개 법률회사가 개별 소송 대신 범국가적인 집단소송을 제기할 움직임도 있다. 현재 도요타 제품의 결함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50여개의 집단소송이 제기됐거나 소송준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요타는 북미에서 판매한 소형 트럭 타코마 약 1만대에 대한 리콜 신고서를 NHTS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생산한 전륜구동형 타코마에서 구동력을 전달하는 앞바퀴 샤프트에 균열이 생겨 운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이 트럭은 미국에서 8,000대, 캐나다에서 1만5,000대 등이 팔렸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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