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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운동 '설맞이 사랑나눔'/ 희귀병 아들 돌보는 백진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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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운동 '설맞이 사랑나눔'/ 희귀병 아들 돌보는 백진영씨

입력
2010.02.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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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걸 압니다. 아침에 아들이 눈을 떠준 것만도 감사하고…"

'설 맞이 사랑나눔'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백진영(38ㆍ광주 광산구)씨는 11일 인터뷰에서 말을제대로 잇지 못했다. 백씨는 "울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희귀 난치질환인 진행성 소뇌위축증을 앓고 있는 아들 박현모(11ㆍ뇌병변 1급)군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 올라오는 슬픔을 어쩔 수가 없었다. 더욱 서글픈 것은 병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치료법도 없다는 사실이다.

백씨는 잠시도 아들 곁을 떠날 수 없다. 현모가 소뇌 손상으로 온몸의 기능이 퇴행해 움직일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입안에 고인 침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20~30분 간격으로 침을 빼주고 대소변을 받아내며 뻣뻣한 팔다리를 움직여 주는 등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아들의 여린 생명을 힘들게 붙들고 있는 백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찾아온 것은 현모가 18개월이 되던 2001년 3월. 현모가 말도 늦고, 걸음걸이도 힘이 없어 보였다. 병원에선 별 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 그저 발육이 조금 늦으려니 했다.

그러나 현모는 시간이 갈수록 몸이 굳고, 의식마저 희미해져 갔다. 이 모든 것이 소뇌위축증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은 이듬해 7월이었다. 건강하던 현모 아버지가 갑자기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해 병원을 찾았고, 병원은 운동신경장애로 결국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는 소뇌위축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병원은 "이 질병은 유전"이라며 현모에 대한 검사도 요구했다. 아니나 다를까, 현모도 같은 병을 앓고 있었다. 청천벽력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둘째 아들마저 같은 병으로 태어난 지 11개월 만에 하늘로 떠났다.

이 '몹쓸 병'은 가정까지 파탄을 냈다. 한 달이 멀다 하고 병원 신세를 져 재산이 남아날 리 없었고 남편과도 헤어져야 했다. 무료 임대아파트에서 고관절 수술 후유증으로 3년째 병석에 누워 있는 친정어머니까지 보살펴야 하는 백씨의 월 수입은 정부에서 주는 간병비 30만원을 포함한 각종 보조금 100만원이 전부다. 이 돈으로는 현모에게 먹일 특수분유와 각종 의료품을 대는데도 부족하다.

눈물을 한 번 흘리면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는 백씨는 그러나 "아픈 아들에게 우는 엄마 모습 보여줄 수 없어 부러 강하게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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