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골 마을도 울고 간다는 산골 중의 산골, 경북 성주군 개티마을. 그곳에는 한 번도 마을을 떠난 적이 없는 여든 살 할머니들이 살고 있다. 남편을 먼저 앞세우고, 자식을 출가시키고 홀로 고집스럽게 집을 지키고 있는 그들의 굴곡진 세월과 산골 생활을 담았다.
웃음과 욕을 달고 사는 할머니들의 대장, 다산댁 최귀선 할매. 한 마디 말로 분위기를 띄우는 산막댁 배막순 할매. 친언니 챙기듯 할머니들을 챙기는 지수골댁 전일순 할매. 시트콤 같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개티마을이 있는 작은리에는 하루 두 번 버스가 다닌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해 붙여 놓은 버스 번호는 0번. 할머니들이 ‘똥글뱅이 버스’라고 부르는 이 버스가 그들을 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다.
하루는 눈이 안 보여 고생하는 산막댁을 위해 할머니들이 읍내 안과를 찾았다. 결국 배 할머니는 수술을 결정했다. 다들 연로하니 건강이 걱정이다.
하지만 함께 있기에 할머니들은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다. 지금처럼 딱 5년만 더 살자고 약속하는 그들에게서 노후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배워본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