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주중대사는 이번 주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자리를 비우고 다음주엔 휴가를 냈다. 재직하던 대학 사무실도 아직 정리를 못했다. 작별인사를 못한 지인들과 만나 쌓인 피로를 풀 것이다.(주중대사관 대변인)"
중국을 전격 방문한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중국의 우다웨이(武大衛) 한반도 특별대표와의 협의가 긴박하게 이뤄지던 10일. 류 대사는 서울 외교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당연히 관심은 북중간 교차 방문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모아졌다. 공무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류 대사의 '베이징 공백'이 아쉽던 차에 류 대사의 간담회 답변은 적이 실망스러웠다.
그는 '중국 리포트'라며 부임 이후 지난 한 달간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당ㆍ정의 '힘센 사람들'이름과 함께 자신의 활약상을 열거했다. 그러나 북중 관계에 대한 남다른 정보나 치밀한 분석, 종합적 판단력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재외공관장 회의 때 주요국 대사의 기자간담회는 의례적인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베이징 상황은 류 대사의 간담회를 더욱 한가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게다가 다음 주에도 지인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 류 대사가 베이징을 비운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류 대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한창이던 지난달 하순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질 경우 언론이 가장 먼저 접할 것"이라며 "방중소식을 먼저 꼭 대사관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특파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중국의 '힘센 사람'들을 만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할 류 대사가 "언론들은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일선 공관의 정보력 부재를 자인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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