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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참사 한달… 사망자 집계 아직도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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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참사 한달… 사망자 집계 아직도 혼선

입력
2010.02.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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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로 아이티 강진 발생 한달을 맞지만 아직도 사망자 집계는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12일 대지진 발생 후 아이티 정부는 11만1,481명(1월 23일), 15만명(1월 24일), 21만2,000명(2월 6일)으로 사망자 수를 점차 늘려 발표했고, 9일에는 희생자가 23만명에 이른다고 했다.

르네 프레발 대통령은 10일 에콰도르에서 남미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전날 발표보다 무려 4만명이 추가된 27만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타이핑 실수로 드러났고 사망자는 21만7,000명으로 정정됐다. 이마저도 아이티 민방위국장 알타 장 밥티스트가 내무부에 의문을 제기해 23만명에서 바뀐 것이다.

외신들은 이제 아이티 정부의 고무줄 통계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나 구호단체들도 희생자 수습과 생존자 구호에 매달리다 보니 사망자 수를 헤아릴 다른 방법이 없다.

국민들도 정부 발표를 불신한다. 더 많은 외국원조를 받기 위해 희생자 수를 부풀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상점주인(45)은 "구체적인 사망자 명단도, 매장 자료도 없다"며 "(정부는) 원조를 원할 뿐"이라고 비난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프레발 대통령은 집단 매장지에 17만구를 묻었다고 했지만 이 역시 정확하지 않다. 매장지에서 일하는 한 인부는 "시체들이 트럭에 실려오면 구덩이에 옮기고 덮을 뿐"이라며 "시신 숫자를 세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2004년 동남아에서 발생한 쓰나미 희생자수(약 23만명)를 능가하는 사망자수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된다. 희생자 부풀리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아이티 원조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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