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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아하! 24절기에 이런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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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아하! 24절기에 이런 뜻이

입력
2010.02.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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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에는 눈이 비가 되고, 경칩엔 동물들 겨울잠 깨고

24절기는 계절을 구분하기 위해 만든 역법이다.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한 것이다. 그것은 다시 12절기와 12중기로 나뉜다.

한 달에 들어 있는 두 24절기 가운데 월초(月初)에 오는 게 절기, 월중(月中)에 오는 게 중기에 해당한다. 양력으로 치면 절기는 매월 4∼8일, 중기는 12∼23일 사이다.

계절의 추이를 섬세하게 반영하는 24절기는 농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의 리듬이기도 했다. 이번 설엔 차례를 지낸 후 자녀들과 함께 24절기의 뜻을 새겨 보면 어떨까.

한 해 24절기는 음력 1월 입춘(立春)부터 시작된다. 입춘의 '입'은 '곧'이라는 뜻을 가진 설 립(立) 자를 쓴다. 곧 봄이 온다는 뜻이다.

설날 대문에 임금이 세화를 붙였다면 백성들은 입춘에 좋은 뜻의 글귀를 쓴 춘축(春祝)을 붙였다. 백성들은 또 입춘에 보리를 뽑았다. 뿌리가 셋 딸려 나오면 풍작, 둘이면 평작, 하나면 흉작이라고 믿었다.

곧 봄이 온다 해도 입춘엔 여전히 춥다. 요즘도 '입춘 추위'란 말이 있다. 자연이 본격적으로 봄을 알리는 건 우수(雨水)와 경칩(驚蟄) 때다.

우수엔 눈이 비가 되고 얼음은 물이 되며, 기러기가 추운 지방을 찾아 길을 떠난다. 경칩엔 겨울잠 자던 동물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초목에도 싹이 돋는다.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음력 3월 곡우(穀雨)다. 이 무렵엔 날씨가 고르고 비가 자주 내려 곡식이 자라기에 좋다.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를 지나 망종(亡種)이 되면 농사일이 제일 바쁘다. 옛 어른들은 망종 시기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점쳤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고, 5월에 들면 보리가 흉작이라고 했다.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를 보내면 음력 6월 소서(小暑)가 온다. 한자로는 더위가 시작되는 때지만 장마전선이 걸쳐 습도가 높고 비 오는 날이 많다.

더위는 음력 7월 처서(處暑)에 비로소 멈춘다. 처서에 들판에선 벼가 익어가지만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일교차가 심해지고, 사람들은 부쩍 쓸쓸해지며 외로움을 탄다. 풀잎에 맺히기 시작하는 이슬이 하얗게 보인다는 음력 8월 백로(白露)들어 가을 기분은 절정에 달한다.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할 무렵인 음력 9월 한로(寒露)가 든다. 사람이 추수로 바쁜 중에 자연은 단풍을 드리운다. 하늘엔 참새가 줄고 기러기가 는다. 동물들은 같은 달에 이어 오는 상강(霜降)이면 겨울잠에 들어간다.

입동(立冬) 이후 김장을 하고 나면 땅이 얼고 눈도 내리기 시작한다. 음력 10월엔 소설(小雪)이 있다. 소설엔 바람이 많아 어민들은 배를 타지 않았다.

연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가 따뜻하면 이듬해에 병이 많고, 추우면 풍년이라고 여겼다. 이어 음력 12월 소한(小寒)이 지나면 겨울을 매듭짓는 대한(大寒)이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속담도 있듯 예부터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추웠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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