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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그리스 신화 vs 부활한 공자 누가 극장가 평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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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그리스 신화 vs 부활한 공자 누가 극장가 평정할까

입력
2010.02.1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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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설 연휴지만 극장가 상차림은 푸짐하다. 할리우드 대작과 중국산 블록버스터가 한판 흥행 승부를 벌인다. 할리우드 3D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젊은 연령층을 공략하고, 사랑영화가 연인들의 마음을 훔치려 한다. 치열한 경쟁에 관계자들은 속이 타겠지만 관객들은 즐겁겠다.

대작의 감동

할리우드 대작과 중국산 블록버스터의 싸움이 일단 눈길을 끈다. 할리우드 영화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은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영화. 고대 그리스의 신들이 스니커즈와 청바지,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다. 포세이돈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의 퍼시 잭슨이 겪는 모험 이야기다. 제우스의 번개를 훔쳤다는 누명을 벗기 위해 잭슨이 메두사, 히드라 등과 대결하는 장면이 대작 영화의 면모를 과시한다. 익숙한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주해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는 연출력은 눈여겨볼 만하다.

고전영화를 새롭게 단장해 만든 ‘울프맨’은 늑대인간의 전설을 소재로 한 공포물. 늑대인간에게 상처를 입고 보름달만 뜨면 늑대로 변하는 한 사나이의 사연을 축으로 남녀의 애틋한 사랑, 아버지와 아들의 운명적인 대립을 그린다. 빠른 이야기 전개와 19세기 영국의 음산한 풍경을 묘사한 화면 등이 매력적이다. 사람 목이 떨어져 나가는 등 참혹한 장면들이 가족 관객들에게 다소 거슬릴 듯.

두 편의 할리우드 대작에 맞서는 중국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도 물량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제작비는 350억원 가량이다. 혼란스러운 시대 인의예지로 세상을 다스리려고 했던 공자의 포부가 호방한 대륙적 스펙터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사보다 공을 앞세웠던 공자의 대인적 풍모와 제자의 죽음 앞에 식음을 전폐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엿볼 수 있다. 대규모 전투 장면 등 공들여 찍은 영상이 인상적이다. 공자의 삶에 초점을 맞춘 단출한 이야기 전개가 약점.

동심 적시는 애니메이션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할리우드와 일본 애니메이션도 두 편 개봉한다. 3D영화 제작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온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하늘로 올라간 뒤 햄버거, 치킨, 팬케이크 등의 음식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기계 고장으로 음식물들이 끔찍한 재난이 되어 인류의 안녕을 위협하게 되는 과정은 자녀들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던져줄 듯하다. 정크푸드를 많이 먹으면 안 좋다는 경고와 함께 음식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다.

‘원피스 극장판 10기: 스트롱 월드’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국내에도 열혈 팬이 많은 ‘원피스’의 열 번째 극장판이다. 최고의 해적왕을 꿈꾸며 바다를 누비는 주인공 루피와 9명으로 이뤄진 일명 ‘밀짚모자 해적단’의 모험 이야기다. 해저 감옥을 20년 전 탈옥한 전설의 해적 ‘금사자 시키’가 이들의 모험을 격랑 속으로 밀어 넣는다. 관람 연령 제한은 없지만, TV 시리즈 등에 익숙한 소수 팬들이 더 좋아할 만한 영화다.

연인들 사랑의 달콤함까지

설날인 14일은 연인들을 위한 발렌타인 데이이기도 하다. 연인들을 유혹하는 데이트 무비 두편이 극장을 찾는다.

‘발렌타인 데이’는 출연 배우들의 얼굴으로도 눈이 호강할 영화다. 제시카 알바와 제니퍼 가너, 앤 해서웨이, 제시카 비엘 등 여배우들이 미모를 뽐낸다. 애쉬튼 커처와 제이미 폭스 등도 호흡을 맞춘다. 초등학생부터 70대 노부부까지 사랑에 속고 다시 사랑에 희망을 품게 되는 애정의 스펙트럼이 현란하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산만하고 이야기의 힘은 약하지만,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왕년의 명배우 셜리 맥클레인과 캐스 베이츠의 감초 연기도 흥미롭다.

‘유 윌 미스 미’는 국제공항을 배경으로 남녀의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이야기한다. 오랜 투병 에 지친 나머지 두 딸을 남기고 자살여행을 하려는 여인과, 과거의 명성에 묻혀 온갖 심술만 부리는 베스트셀러 작가 등의 인연을 교차시키며 삶의 의미를 묻고 사랑의 설렘을 전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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