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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청결하게큰10·20代, A형간염 항체 10%대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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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청결하게큰10·20代, A형간염 항체 10%대불과

입력
2010.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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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유행했던 A형 간염이 최근 급증하면서 올해도 크게 유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는 2004년만 해도 수백명에 불과했지만 2007년 2,233명, 2008년 7,895명, 2009년 1만4,999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이들 환자 가운데 20~30대 환자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불결한 환경에서 잘 걸려 '후진국병'으로 불리는 A형 간염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청결한 위생 상태로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이 A형 간염 다발지역인 저개발국가로의 여행이나 각종 수입식품 섭취로 A형 간염에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뒷짐 진 보건당국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올해 A형 간염 예방과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고작 1억7,8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A형 간염 대책 마련이 포함된 법 의결 당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재정당국과 협의해 A형 간염을 정기 예방접종 대상으로 추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달았지만 결국 올 예산에서 A형 간염 예방관련 사업이 모두 제외됐다.

보다 못해 의료계가 팔을 걷어 부쳤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정부에 국내 A형 간염 대책마련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일반 건강검진에 A형 간염 항체검사를 추가할 수 있도록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신종플루보다 치사율이 더 높은 A형 간염이 더 문제"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나이 들수록 증상 심해져

A형 간염은 장티푸스나 콜레라처럼 입으로 옮는 전염병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수를 통해 주로 전염된다. 오염된 식수로 씻은 샐러드나 과일 등을 먹거나 오염된 물에서 채취한 어패류를 날로 먹어 감염될 수 있다. 전염성이 높고 여러 사람에게 급속도로 퍼질 수 있어 가족이나 군인, 유치원 등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어릴 때 감염되면 거의 아무런 증상 없이 치유된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증상이 심해져 40대 이상에서는 2%, 60대 이상은 4%가 사망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A형 간염은 다른 바이러스 간염인 B와 C형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되지 않고 사망률이 매우 낮다"면서도 "어릴 때 감염되면 증상이 없거나 아주 경미하게 나타나면서 저절로 면역력을 얻지만 어른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어릴 때 원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연 면역을 얻을 기회가 없어져 어른이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걸리면 증상도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1970년대 10대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80%대였던 것에 비춰, 지난해 10대는 10%대로 나타났으며, 20대도 거의 비슷했다.

다행히 A형 간염은 대부분 잘 낫는다.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등과 같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과 식욕 부진,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이다. 또 소변이 붉거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되는 황달도 나타날 수 있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일단 발병하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해 안정과 고단백 식이요법을 하면서 휴식하면 대부분 낫는다.

또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에만 침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이러스를 통한 전신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A형 바이러스의 독성물질이 콩팥에 침범해 급성 콩팥병(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성인 A형 간염 환자의 경우 주 증상인 황달로부터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발생해 콩팥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수분 부족과 탈수 증상으로 인해 콩팥에 무리가 가게 한다.

치료약 없어 예방 접종이 최선

A형 간염은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생긴다. 또 감염 환자의 침과 대변을 통해 쉽게 전파되므로 단체생활을 하면 감염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습관성 약물 중독자는 주사기를 같이 쓰면 혈액으로 전염될 수 있다. 최근 5개 병원 환자 222명과 정상인을 비교한 연구 결과, 날 음식 섭취와 해외여행이 위험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식중독과 거의 비슷한 감염 양상을 보였다.

다행히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에서 1분 동안 끊이거나 물을 염소 소독하면 죽는다. 따라서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며, 식사 전이나 외출 뒤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A형 간염도 B형 간염처럼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방학을 이용해 동남아나 중동 등 유행지역으로 어학 연수나 여행을 가는 사람, 장기 체류자는 출발 전에 예방 주사를 맞는 게 좋다.

또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등 만성 간염이 있는 경우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태어날 때 엄마에게서 받은 A형 간염 항체는 생후 만 1세가 되기 전에 거의 소실되므?단체생활을 하면서 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이밖에 평소 과음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국내에 출시된 A형 간염 백신 제품은 하브릭스(GSK), 박타(MSD), 아박심(사노피 아벤티스), 이펙살(베르나) 등 모두 4가지로 1~16세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접종 후 6~12개월 뒤에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도움말=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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