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게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기용에 실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허 감독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지 않았던 선수들을 기용했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졸전을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공수에서 다양한 조합을 실험한 자신의 용병술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이날 패배로 32년 간 이어져온 중국 전 무패 기록도 깨졌다. 허 감독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언젠가는 와야 할 일이 오늘 왔을 뿐"이라며 "중국 선수들이 기량이 좋아졌는데 반대로 우리 선수들이 저조한 경기를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중국이 수비를 두텁게 하고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반대쪽을 이용하려고 했다"면서 "초반에 쉽게 실점을 하는 바람에 말려들고 말았다. 후반 정상적인 경기를 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마음만 급해지고 점점 더 역습을 허용하는 등 말려들면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고 초반 전술 실패와 실점에 따른 부담감을 패인으로 분석했다.
허 감독은 "항상 강자와 약자의 차이는 많지 않다. 중국의 대승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지만 두려운 것은 없다"고 했지만, 선수들보다 중국 전 패배에 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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