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시도의 주유소가 주유기 오차를 통해 지난해 575억원 가량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서울 지역 주유소의 주유기가 실제 주유량과의 오차가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말 전국 491개 주유소가 사용하는 주유기 1,972개의 정량 주유 실태를 점검한 결과, 서울 지역 주유기의 평균 오차가 20ℓ 당 -77.5㎖로 가장 컸다고 10일 밝혔다. 대전(-70.7㎖) 강원(-69.3㎖) 인천(-66.9㎖)이 뒤를 이었고, 울산 지역이 오차 -36.5㎖로 가장 적었다.
평균 오차는 20ℓ당 -55.3㎖로 소비자가 5만원(1ℓ 1.600원 기준)당 140원을 손해를 보는 셈이다. 기표원 관계자는 “이를 연간 휘발유 거래량으로 환산하면 소비자가 575억원 정도 손해를 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법정 오차가 ±100㎖인데 전국의 모든 주유기의 오차가 이 범위 내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두고 주유소의 의도적 조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표원은 의도적으로 주유량을 줄이는 사례를 근절하는 내용을 담은 계량기술기준고시 개정안(4월 중순 시행)을 입안예고했다. 개정안은 2년 마다 실시하는 주유기 검정 때 주유기의 오차를 ±20㎖로 유지하도록 하고, 주유소는 검정 기관이 인정한 검정 결과만을 게시하도록 했다. 또 새로 만드는 주유기에 조작 방지 기능을 추가토록 하고, 기존 주유기에 대해서는 유량계뿐 아니라 주유량을 조절하는 전자 장치도 봉인하도록 했다.
기표원 관계자는 “평균 오차가 -55.3㎖라는 건 상당히 큰 수치인 만큼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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