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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손낙구씨, 수도권 1164개동 조사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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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손낙구씨, 수도권 1164개동 조사서 확인

입력
2010.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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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을 가진 사람과 아파트가 많은 동네일수록 투표율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력이 높을수록, 종교가 있을수록, 천주교나 개신교 신자일수록 투표율과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도시보다 지방이 투표율이 높고 도시 사람들이 야당을 많이 찍는다는 통념과 달리,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계층ㆍ계급 투표를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부동산 계급사회> 의 저자로 잘 알려진 노동운동가 손낙구씨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1,164개 읍ㆍ면ㆍ동별 인구주택 통계를 바탕으로 부동산, 학력, 종교와 투표 행태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한민국 정치 사회 지도-수도권 편> (후마니타스 발행)은 그 내용을 1,600여쪽 분량에 정리한 방대한 책이다. 200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와 2004년 총선, 2006년 지방선거 통계를 비교 분석해서 썼다. 서울에서는 총 522개 동 가운데 재건축 재개발, 선거정보 누락 등으로 빠진 4개 동을 제외한 518개 동을 모두 분석했다.

손씨에 따르면 서울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10개 동과 가장 낮은 10개 동의 특징은 아주 대조적이다. 2006년 지방선거의 경우 잠실7동, 목6동 등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10개 동의 주택 소유 비율은 84%, 아파트 거주자는 98%인 반면,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논현1동, 화양동 등 10개 동의 주택 소유는 26%, 아파트 거주자는 5%에 불과했다. 정당별 득표율에서도 투표율 최고 10개 동에서는 한나라당이 76%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투표율 최저 10개 동에서는 한나라당 58%, 민주당(+열린우리당) 32%, 민주노동당 10%로 분산됐다. 또 투표율 최고 10개 동은 대학 이상 고학력자가 86%인 반면, 투표율 최저 10개 동에서는 50%에 그쳤다.

이러한 특징은 수도권 전체 동네를 투표율 순위에 따라 20%씩 5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에서 같은 강남구라도 67%가 주택 소유자인 대치1동과 무주택자가 75%인 논현1동은 투표 행태가 상반돼, 사회ㆍ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씨는 "집 가진 사람, 아파트 거주자일수록 투표에 적극적이고 여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가 너나없이 집값에 매달리는 '부동산 계급사회'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뉴타운 재개발의 수혜자는 한나라당"이라며 "따라서 지금과 같은 도시 재개발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점점 발 붙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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