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16일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은 마지막 가는 길에도 각막을 기증해 세상에 빛을 밝혔다. 그때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고인이 남긴 뜻을 잘 이어가고 있을까.
11일 밤 10시 방송되는 KBS1 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를 맞아 우리나라 장기기증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장기기증 선진국인 미국의 사례를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기영이는 지난해 봄 소풍을 가던 길에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늘 남 돕는 일을 좋아하던 기영이를 위해 부모가 준비한 마지막 배려는 장기기증이었다. 기영이는 다섯 명의 환자들에게 간, 신장, 그리고 각막을 선물하고 떠났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8,721명이 신장 이식, 3,579명이 간 이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프로그램은 간경화, 당뇨, 간염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장기이식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국내 장기기증 신청자 수는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실제 장기기증 숫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장기기증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뇌사자 의무신고제' 덕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2월 뇌사자 의무신고제가 국회에서 발의됐다. 이와 관련된 국내 장기기증 시스템의 현주소도 살펴본다.
미국의 '마틴 루터 킹 기념일' 축제의 '생명의 나무 퍼레이드'와 캘리포니아의 '프랭키 야구대회'는 장기기증자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장기기증자 가족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부족하다. 프로그램은 바람직한 장기기증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 사회의 과제도 알아본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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