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불길에 주저앉은 국보 제1호 숭례문의 복구 공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10일 오전 10시 숭례문 현장에서 이건무 청장, 신응수 대목장을 비롯한 공사 각 분야의 장인, 복구에 쓸 나무를 기증한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복구 공사 착공식을 열었다. 착공식은 문화재청의 경과보고에 이어 성균관석전보존회의 고유제(告由祭ㆍ중요한 일을 치르기 전 신명께 고하는 제사),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보유자 이생강씨의 대금 연주 등 순으로 이어졌다.
이건무 청장은 “지난 2년 동안 복구 공사를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며 “국민들께 약속했듯이 일제시대에 훼손되기 이전의 모습대로 숭례문을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착공식 뒤 누각 상단에 가로로 놓은 평방(平枋ㆍ건물에 수평으로 놓은 부재) 해체를 시연해 보이는 것으로 복구 공사의 첫 작업이 시작됐다. 화재로 기왓장이 벗겨져 나간 문루 앞에서 착공식에 참석한 인사들과 전통 방식으로 한복을 입고 작업할 인부들이 흰 천을 잡았다. 천을 잡아 끌자 끝에 묶여 있던 거멓게 그을린 평방이 문루에서 떨어져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 평방을 포함해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목조 부재는 훼손이 덜한 것들을 따로 분류, 재사용함으로써 복구될 숭례문이 원래 모습에 최대한 가깝도록 할 방침이다. 해체된 나머지 부재는 교육용으로 활용된다. 복구 공사는 자재로 쓸 철물, 석물 제작 등을 포함한 전 과정이 철저히 전통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2년 끝날 예정인 복구 작업에는 숭례문의 성곽 복원도 포함된다. 문화재청은 남산 방향 동측 성곽은 약 88m, 상공회의소 방향 서쪽 성곽은 약 16m를 복원할 계획이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이날 2008년 숭례문 화재 이후 관련 법률을 고쳐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목조건축물 151곳에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145곳에 상근 안전관리요원 656명을 배치하는 등 문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