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사람입니다. 자본시장이 발전하는 것, 선진 투자은행(IB)으로 나아가는 것, 이 모든 것이 인력의 질, 인재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현 증권업계 최장수 CEO다. 1998년 이후 부국증권→현대증권→하나대투증권 등 3개사에서 CEO경력만 벌써 13년차다.
'뼛속까지 증권맨'이라고 불리는 그가 오랜 CEO생활을 통해 터득한 진리는 '인재론.' 승부를 가르는 건 결국 맨파워란 얘기다.
김 사장은 "자본시장법 이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모두가 글로벌화와 대형화, 내실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인재"라고 말했다.
지난 주 있었던 일화 한 토막. 김 사장은 회사 임원들을 사장실로 긴급 호출했다. 김 사장이 손에 쥔 것은 줄자 하나. 그는 이 줄자로 임원들의 허리와 허벅지, 종아리 둘레를 쟀다. 이어 불호령이 떨어졌다.
"앞으로 다시 치수를 재서 다리에 비해 허리 둘레가 늘어났다거나, 상체에 비해 하체가 허약해진 사람은 엄한 불이익을 주겠다."
증권사에겐 사람이 곧 재산인데,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경쟁력이 나오겠냐는 것이 김 사장의 지론. 사실 그는 지금도 임원진을 이끌고 매주 목요일 새벽 여의도공원을 두 바퀴씩 돌고, 무박2일의 이른바 '불수도북(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등반에 나설 만큼, 60대 중반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강성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 사장이 지난 1년간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인재양성, 특히 직원교육이었다. 증권사 직원으로서 지녀야 할 DNA부터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김 사장은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만 하더라도 교육을 통해 직원의 역량만 높인다면 전혀 우려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대투증권은 교육장을 365일 개방, 직원들이 주말에도 자격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증권사 직원이라면 적어도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투자자산운용사 등의 자격증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 작년 말부터는 '영업고문'제를 도입해, 각 기업체 및 금융기관의 임원급 은퇴 인력도 재교육을 통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하나대투 사장 취임 직후였던 2008년4월 최저수수료(0.015%)의 온라인 주식매매서비스 '피가로(fee가low=수수료가 낮다는 뜻)'브랜드를 출시해 증권업계에 '가격경쟁'의 불을 붙였다.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은 즐거웠지만, 다른 증권사들로부터 원성도 들었다. 하지만 하나대투증권 입장에선 전통적 강자였던 자산관리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쪽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김 사장은 "투자신탁(하나대투증권의 전신인 대한투신) 이미지를 벗고 증권사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그 결과 지금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IB가 1:1:1의 황금비율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모그룹인 하나금융그룹과 시너지강화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IB 등 각 부문의 균형적 발전 ▦이머징마켓 중심의 해외진출 등을 통해 연내 '톱 클래스'증권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기 이후 IB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건 IB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리스크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IB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지요. 차근차근 밟아간다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 만약 지금 1억원을 투자한다면?
"요즘 관심이 많은 주가연계증권(ELS)에 40%(4,000만원)를 투자하겠다. 박스권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기대수익률 10% 안팎으로 안정적으로 상환 받을 수 있는 상품을 고르려고 한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들도 있지만 원금 손실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좀 안정적으로 가고자 한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머지 60%(6,000만원) 가운데 절반은 주식형 펀드에 넣고, 절반은 직접 주식을 사겠다. 펀드는 인덱스형 상품에 가입할 생각이고, 직접 투자의 경우 저평가된 우량주 위주로 사서 장기간 투자하려고 한다."
정리=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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