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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경제 위협하는 미-중 무역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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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 경제 위협하는 미-중 무역갈등

입력
2010.02.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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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바마 정부가 수출 확대를 통한 무역적자 축소와 일자리 창출을 새해 국정목표로 내세우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덤핑을 둘러싼 신경전이 환율 논란으로 비화되고, 위험한 카드도 서슴없이 서로 내민다.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며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꺼내들자 중국은 보유 미국 국채 투매라는 극약 처방으로 맞서고 있다. G2로 불리는 두 나라가 내는 파열음으로 인해 G20이 어렵게 마련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위협 받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마찰은 지난해 9월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미국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서 예견됐던 일이다. 그 보복으로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최대 105%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 중국산 선물상자와 장식용 리본에 231%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신보호주의 회귀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무역전쟁의 배경에는 정치외교적 변수가 깔려 있다. 집권 2년차 들어 2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 특히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 해법을 오바마 정부는 위안화 절상에서 찾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이 자산버블 진정을 위한 긴축 리스크를 키울 위험을 계산해야 하는 데다, 대만 무기수출, 달라이라마 접견 등 미국의 행보에도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다. 세계경제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미국국채 매각 카드마저 꺼내 든 이유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우려되는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이 미국과 유럽의 갈등에 따른 보호주의로 악화되고 장기화한 경험 때문이다. 더구나 그리스 스페인 등 PIGS 그룹의 재정 위기로 유로존이 고전하고 일본 역시 신용등급이 위협 받을 정도로 기초체력이 약해진 시점이다. G2의 헤게모니 다툼은 변곡점에 처한 세계경제에 치명적이고, 회복세인 우리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우리의 관리영역을 벗어난 문제이지만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면서 두 나라의 자중과 함께 신보호주의의 자해적 위험을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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