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이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출전 선수들은 부푼 가슴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뤄낼 감동스토리는 17일간 지구촌을 들썩거리게 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꼭 지켜봐야 할 하이라이트를 짚어봤다.
아시아의 도전
한국은 여자 싱글의 김연아(20)가 피겨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아시아를 통틀어 두 번째 '올림픽 피겨퀸'으로 기록된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 아라카와 시즈카(일본)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열도를 흥분에 빠뜨린 바 있다. 하계올림픽 강국 중국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동계올림픽에서도 '차이나 파워'를 과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토리노대회 금메달 개수는 2개. 이번 대회에 사상 최대인 93명의 선수를 파견하는 중국은 여자쇼트트랙과 에어리얼 스키, 피겨 페어에서 금메달 퍼레이드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에 그쳤던 일본 역시 94명을 파견, 밴쿠버올림픽을 잔뜩 벼르고 있다. 빙상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 98년 나가노에서 기록했던 금메달 5개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바이애슬론의 전설은 계속된다
북유럽에서 올레 아이나르 뵈른달렌(36ㆍ노르웨이)을 모르면 '간첩'이다. 바이애슬론(스키+사격) 황제 뵈른달렌은 98년 나가노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쓸어 담았다. 이미 전설로 불리는 뵈른달렌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통산 두 자릿수 메달 획득이 확실시된다.
황제의 귀환
피겨 남자싱글의 예브게니 플루셴코(28ㆍ러시아)는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은메달, 토리노대회 금메달 이후 은퇴했다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복귀전을 치른다. 플루셴코는 지난달 말 유럽선수권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 올림픽 준비를 마쳤다. 당시 기록은 쇼트 최고점인 91.30점에 총점 255.39점이었다. 플루셴코가 2연패에 성공하면 1948,1952년 딕 버튼(미국) 이후 첫 2연속 우승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여제와 악동, 나란히 금메달 딸까
미국 알파인 스키의 남녀 간판 보드 밀러(33)와 린지 본(26)은 각각 '악동'과 '여제'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걸핏하면 언론과 불화를 일으키는 밀러는 2006년 '음주 스키' 경험을 폭로해 한바탕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본은 수려한 외모와 상냥한 언행으로 전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둘의 공통점은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숱한 우승 기록을 갖고도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는 점. 말썽꾸러기로 낙인 찍힌 밀러는 2002년 은메달 2개에 그쳤던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본은 2년 연속 월드컵 종합 챔피언 명성을 올림픽에서도 떨치기 위해 나란히 밴쿠버를 정조준하고 있다.
빙속 펠프스 탄생할까.
미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샤니 데이비스(28)는 토리노대회에서 흑인 최초로 동계올림픽 개인종목 금메달(1,000m)을 따냈다. 이번 대회 목표는 4관왕. 미국은 다관왕의 상징 마이클 펠프스(남자경영)의 '재림'을 데이비스에게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개인 프로필이 미국대표팀 미디어가이드에서 누락돼 '홀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데이비스는 스케이트 가드(날에 덧대는 장치)에 피카츄(일본 만화 캐릭터)를 프린트해 넣으며 여전히 명랑하게 막바지 훈련 중이다.
6강이 금메달 다툴 남자아이스하키
폐막 직전 열리는 남자아이스하키 결승전은 동계올림픽 최고 하이라이트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양 축인 미국과 종주국 캐나다를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하지만, 예상은 금물. 러시아, 스웨덴, 체코, 핀란드까지 6강 중 어느 팀이 우승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참가국 12팀 중 '빅6'는 빈틈없는 전력을 자랑한다.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는 캐나다가 50년 만에 우승 감격을 맛봤고, 토리노대회에서는 스웨덴이 핀란드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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