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의 세종시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하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양측간의 대타협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친이계의 핵심 의원은 9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계파 대립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요즘 들어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조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타협 가능론의 근거는 '분열은 곧 공멸'이라는 인식이다. 중도개혁파의 한 의원은 "파국 얘기가 많아질수록 그 만큼 타협의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세종시 해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충남 연기∙공주 지역구 의원을 지낸 3선의 정진석(비례대표) 의원은 세종시 갈등 봉합을 위해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차기 대선까지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친박과 친이계간 갈등이 계속되면 양측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며 "이제는 어떻게 하면 세종시 문제를 풀 것인지 몰두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부터 세종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 임기 내에 가시화될 수 있는 건 없다"며 "세종시 성격은 2012년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국민의 선택으로 최종 결정하고, 그 때까지는 정상적 예산 투입을 통해 세종시 인프라를 충실하게 건설하는데 매진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안에 대해 친이와 친박계 상당수 의원이 공감을 표시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김정권 의원은 최근 잇달아 국회 전원위원회에서의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중도개혁 의원모임인 '통합과실용'이 10일 국회에서 여는 세종시 토론회에는 양 계파 중진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친이계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연찬회를 열고 당론 결정을 위한 끝장토론을 벌인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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