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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츠 슈퍼볼 우승은'희망의 터치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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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츠 슈퍼볼 우승은'희망의 터치 다운'

입력
2010.02.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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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미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를 연고지로 하는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미 프로풋볼(NFL) 슈퍼볼 정상에 오르자 뉴올리언스 현지 신문인 '타임스-피커윤'이 1면 헤드라인으로 뽑은 제목이다. 세인츠의 우승이 한 시즌 슈퍼볼 우승 이상의 신성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뉴올리언스는 4년 반 전인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한 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고,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상처는 지금도 여전하다. 당시 피해로 사람이 살기 가장 어려운 도시라는 낙인이 찍혔고, 살인 등 범죄율도 미 도시들 중 가장 높다.

창단 42년만에 우승컵을 안은 세인츠의 영광이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것은 뉴올리언스의 이런 절망 때문이다. 세인츠는 1967년 창단 이래 내셔널리그 최약체였고, 그 때문에 '세인츠'의 발음을 빗대 '에인츠(Aint'sㆍ안된다)'라는 오명으로 불리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뉴올리언스 시민이 느끼는 감동은 더하다.

공항에서 환영인파에 묻혀 세인츠의 금의환향을 기다리던 한 시민은 "우리의 의지가 고양됐다"며 "뉴올리언스는 가장 위대한 것을 얻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9일 '루이지애나 슈퍼돔' 스타디움에서 축하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슈퍼돔은 카트리나 당시 수많은 난민을 수용했던 아픈 기억이 서린 곳이다.

슈퍼볼 경기 하루 전인 6일 뉴올리언스에서는 32년만에 처음으로 백인 시장이 탄생했다. 미치 랜드류(49) 루이지애나 부지사가 10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서도 64%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시장에 당선됐다. 당선 소감에서 "뉴올리언스 시민들이 단합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한 것처럼 흑인인구가 60% 이상인 뉴올리언스에서 백인 시장이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970년대 뉴올리언스의 마지막 백인 시장이 그의 아버지라는 점도 이채롭다.

미 언론들은 30여년 만의 백인 시장 탄생과 최약체에서 슈퍼볼 챔피언으로 극적인 변신을 한 세인츠의 성공이 "뉴올리언스에 새로운 희망과 결속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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