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정확히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문제로 시작된 이번 리콜 사태는 급기야 하이브리드 차의 브레이크시스템 문제로까지 번졌다. 사상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로 각광을 받아온 프리우스가 오늘부터 리콜에 들어가고, 렉서스 HS250h 등 같은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한 다른 하이브리드 차도 예외가 아닐 모양이다. 시장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상식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이를수록 좋다는 교훈을 일깨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측면이 사태의 전모는 아닌 듯하다.
■지난해 이번보다 한결 심각한 결함으로 미국 시장에서 426만대가 리콜 대상이 됐을 때의 덤덤했던 보도가 180도 달라졌다. 이번 사태를 '일본 제조업'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특히 장차 본격적 연료전지 차 시대의 초석이 될 기술로 여겨져 온 하이브리드 차 기술 자체의 안전성까지 문제로 삼으니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시각을 전하려는 언론의 의욕 때문이겠지만, 미래형 자동차기술 개발에 매달려야 할 우리 처지와 동떨어진다. 이런 보도가 하이브리드 차 기술에 대한 관심을 식히거나 늦춘다면 최악이다.
■프리우스는 유압 브레이크와 '전력회생' 브레이크를 함께 갖췄다. 전력회생 브레이크는 감속 때의 일시적 과잉 에너지를 축전지에 담는다. 제동 시 전력회생 브레이크가 작동한 후 유압 브레이크로 넘어가는 미묘한 시간 차가 생기기 때문에 민감한 운전자는 잠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도요타와 하이브리드 차 기술을 다퉈 온 혼다는 두 가지 브레이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런데도 제동 문제를 하이브리드 차 공통의 문제로 보고, 심지어 전자제어는 기계제어에 비해 안전성이 낮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는 100여 년의 역사를 통해, 특히 최근 크게 늘어난 전자제어장치를 통해 비약적으로 안전성이 높아졌다.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도 유압 브레이크에서 전기기계식 브레이크를 결합한 첨단 하이브리드 브레이크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기기계식 브레이크는 페달에 가한 힘이 기계적으로 브레이크에 전달되는 유압 브레이크와 달리 페달을 밟으면 전기신호가 곧바로 브레이크 제어시스템에 전달된다. 브레이크 작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연료전지차도 고도의 전자제어장치가 불가결하다. 흥분하지 않으면 보게 되는 진실이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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