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은 이제 중미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길 원한다. 새로운'게임의 룰'을 세우기 위해 기존의 대응전략을 바꿔서라도 (미국에) 더 이상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웬펑ㆍ袁鵬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장)."
중국 국내 전문가가 보는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옌환옌 이야환야ㆍ以眼還眼,以牙還牙)'로 맞서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달라이라마 문제 등 기존 중미간 갈등요인과 그 해소방식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 중국 입장이다.
그 동안 미국측에 말로만 항의하다 일이 터진 후 몇 달 동안 양국 교류를 중단한 뒤에는 곧 원상태로 돌아가는 구조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G2로서의 자신감과 힘이 커진 자국 이익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그 근거가 되고 있다.
중미관계가 이제는 평등한 협력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 핵심이익을 미국이 존중해주는 평등한 협력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대만과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에는 대만무기판매에 관련된 미 기업에 대한 제재 등 실제적 대응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반발로 양국 관계가 더 험악해져도 감수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은 이란ㆍ북한 핵문제 등 국제 공조 사안에서도 선뜻 협력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흘리기도 한다.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로마저 읽힌다.
중미간 갈등이 무역분쟁과 환율충돌 등으로 확산되자 양국간 대결 양상이 어디까지 번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중국은 환율 문제 등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미국의 미 국채를 팔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1월 5개월만에 최대 규모의 미 국채를 매도하는 보유중인 미 국재를 줄여 나가고 있다.
다만 중국이 인플레이션 등 내부적 압박으로 환율조정의 필요성을 느낄 수는 있다. 여기에는 중미간 환율충돌은 중국의 자발적 조치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중국적 시각이 깔려 있다.
진찬륭(金燦榮) 중국 런민대(人民大)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미관계는 파국에 이르지 않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하반기부터는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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