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그 같은 움직임은 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지준)에 대한 금리 인상 및 하반기 이후 채권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흡수 방안 모색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8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ㆍ연준)가 초과 지준에 대한 금리 인상을 골자로 한 본격적 출구전략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과 이달 말 두 차례에 걸쳐 미 하원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HFSC) 청문회에 출석, 경제ㆍ통화 정책에 대한 전반기 전망을 밝히는 계기를 통해서다.
WSJ은 경제가 충분히 회복됐다고 연준이 판단하는 것을 전제로 "현재 0.25% 수준인 초과지준 금리 인상을 통해 지난 2년간 시중에 공급한 유동성 흡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더 많은 자금을 예치하도록 유인,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WSJ은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인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및 주요 단기금리의 인상 등 본격적 출구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준은 시중은행들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토록 한 것으로, 중앙은행은 이를 통화량 조절 수단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번 출구전략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통화량을 유통시킨 상황에서 지준 자체나 정책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판단한 연준이 은행에만 적용되는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 인상 카드를 먼저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연준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채권 매각을 통한 유동성 조절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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