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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년 증권CEO에 듣는다] <5>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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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년 증권CEO에 듣는다] <5>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입력
2010.02.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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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가 있듯이, 자산관리에도 주치의가 있어야 합니다."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에 '금융주치의' 개념을 접목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 금융소비자 보호를 큰 축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불어온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금융에도 '소비자'가 확실히 존재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 증권사들이 올 들어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노 사장 역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위해 해야 할 으뜸의 역할로 자산관리서비스를 꼽았다. 그래서 대신증권은 올 초 종합 금융컨설팅을 제공하는 '금융주치의'서비스를 본격 선보였다.

노 사장은 과거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명목으로 펀드 등 금융상품을 파는 데만 급급했던 풍토에 대한 반성부터 했다.

"솔직히 지금까진 금융소비자 위주의 영업이 아니라 회사 중심의 영업을 해왔습니다. 일단 상품을 파는 게 중요했죠. 하지만 투자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개개인에 적합한 투자상품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가 선택한 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애프터서비스까지, 금융상품판매의 사전과 사후를 모두 책임지는 '토털 서비스'야말로 이제 진정 증권사가 해야 할 입니다."

48년 역사의 대신증권은 우리나라 증권사 가운데 독특한 위상을 점하고 있다. 은행계열과 대기업그룹계열로 양분된 증권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다른 계열이 없는 증권사다. 외환위기 당시 5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원래 주인 그대로 생존에 성공한 저력도 있다.

노 사장은 이 모든 것이 '로열티(충성도) 강한 고객' 덕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장기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증권사로 알려져 있다.

사명(社名)도 그렇듯 신뢰를 강조하다 보니, 로열티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연봉에 따라 수시로 직장을 옮겨 다니는 증권사 풍토와 달리, 대신증권은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이 가장 많은 증권사이기도 하다.

자본시장법 이후 대신증권도 투자은행(IB)을 향한 움직임은 분주하다. 사실 대신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부문이 워낙 강해, IB부문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가느냐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

노 사장은 이와 관련, "IB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익 다변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산관리, 선물업 등 영역을 확장해나갈 생각"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강점까지 죽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브로커리지도 계속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서비스가 통합된 금융주치의서비스를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재 브로커리지 부문이 수익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인데, 이렇게 자산관리, IB 등을 키워서 내년에는 브로커리지 이외 부문의 비중을 40%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IB도 무리한 욕심은 내지 않을 작정이다. 노 사장은 "아직 자본규모나 경험에선 선진 IB에 견주기에는 부족하지만, 회사채발행이나 기업공개 등 기업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인수합병(M&A), 구조화 금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전국 6개 지역본부, 116개 영업점 등 리테일 영업조직을 활용, 지방에서도 IB업무를 선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도 '아시아에서 신뢰받는 글로벌 IB'를 목표로 세우고,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홍콩을 거점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의 개발도상국 위주로 단계적으로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 만약 지금 1억원을 투자한다면?

"주가가 최근 급락했는데, 이런 때일수록 저평가 매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주식형 펀드에 50%(5,000만원)를 투자할 생각이다. 올해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IT관련 펀드와 주가 하락시 방어적 성격이 강한 유틸리티(전기ㆍ가스) 및 내수소비재 관련 펀드를 주목하고 있는데, IT관련 펀드에 비중을 좀더 많이 두려고 한다.

채권 투자도 유망해 보인다. 국고채금리와 정책금리의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 앞으로 금리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0%(3,000만원)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겠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감안해 10%(1,000만원)는 부동산리츠(REITs)에 투자하고, 나머지 10%는 현금자산으로 갖고 있겠다."

정리=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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