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실내악단 슬기둥이 '비상(飛上)'으로 초심을 되새긴다. 25년 전, 최초의 퓨전 국악 실내악단으로 첫선을 보인 이 8인조 악단은 여전히 국악 재창조라는 화두를 굳게 잡고 있다. 국악의 현대적 변용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를 확인할 자리다.
서정적 연주곡을 위주로 했던 창단 초기의 국악 가요ㆍ동요를 통한 대중화 작업의 결과를 가늠할 무대다. 슬기둥의 본격적인 자기선언은 단원을 젊은 인재들로 교체, 보다 현대화된 국악을 밀고 나가면서부터 나왔다. 지금까지 400여 차례 무대를 갖고 '슬기둥 노래집' '슬기둥 캐롤집' '창단 15주년 기념공연 실황' 등 8장의 음반을 발표한 이들의 세월은 한국적 즉흥을 탐색한 시기이기도 했다.
이들은 창단 멤버였던 작곡가 김영동을 비롯해 원일(타악ㆍ'푸리' 리더), 김용우(소리), 허윤정(거문고ㆍ'상상' 리더) 등 스타 국악 뮤지션을 잇달아 배출하면서 위상을 굳혔다. 재즈, 가요, 록 등 인접 장르와의 크로스오버와 대중가수 못지않은 대형 라이브 무대 등은 이들을 국악 실내악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하기에 족했다.
이번에 들려줄 곡은 '고구려의 혼' '어? 사또' '꽃분네야' 등 12작품이다. 그간 관객의 호응이 컸고, 이 그룹 특유의 역동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로 뽑았다. 신경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그대를 위해 부르는 노래'도 소개된다. 정규 멤버 외에도 이정식(색소폰), 김도균(기타) 등 낯익은 얼굴들이 특별 출연, '신푸리'와 '산조 판타지'를 들려준다. 김용우는 '아리랑 연곡'과 '창부타령'도 부른다. 18, 19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02)3471-0074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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