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 회장 형제간 분할수순을 밟게 됐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가지면서 항공 등 산업분야를 맡고, 박찬구 전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경영에 복귀하면서 장차 계열분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오너 일가는 이 같은 구도하에서 채권단과 사재출연에 합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8일 오너 일가로부터 채권단에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ㆍ처분권도 위임하는 합의서를 제출 받았다고 밝혔다.
그 동안 사재출연을 미뤄왔던 오너 일가가 사실상 '백기투항'함에 따라, 채권단은 원안대로 그룹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산은 김영기 수석부행장은 "오너 일가가 사는 집을 뺀 지분과 부동산 모두를 내놓기로 했다"며 "노조 동의서만 제출되면 금호산업 및 타이어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또 이날 오너 일가가 제시한 경영권 분리방안에도 채권단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와 박철완(고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경영을 맡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가 경영키로 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나머지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채권단 협의 등을 통해 추후에 경영주체를 결정키로 했다.
재계에선 워크아웃 직전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간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다시 금호산업으로 환원된 뒤, 그룹이 결국 두 계열로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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