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수장' 사태에 빠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개최, 오광수 현 위원장과 김정헌 전 위원장이 동반 사퇴하는 등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오 위원장이 업무에 관한 권한은 행사하고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서의 예우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이 결정에 따를 수 없다"며 "나는 물론 오 위원장의 사퇴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위 위원 중 한 명인 조운조 이화여대 교수는 회의 종료 후 '위원 일동' 명의의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김정헌 위원장의 법적 지위 회복을 인정하고 그간 고통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며 "기관 운영의 지속성과 업무 수행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오 위원장이 기관 대표권을 포함해 업무에 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과 오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문화예술위 위원들은 두 사람의 동반 사퇴를 제안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유인촌 장관의 사과를 선행조건으로 요구한 뒤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퇴장했고, 김 전 위원장이 퇴장하자 위원들은 오 위원장도 퇴장시키고 회의를 속개했다.
위원들은 "양 위원장의 동반 사퇴를 비롯해 사태 해결을 위해 논의된 제안들이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했다"며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서의 적절한 예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정국 문화예술위 사무처장은 '적절한 예우'에 대해 "김 전 위원장에 사무실을 제공하고 비서를 임명했으며 관계부처의 승인을 얻어 차량과 업무추진비를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위원장인 내 재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 회의는 무효이며 복귀 후 상견례를 겸해 참석했을 뿐"이라며 회의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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