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인 10일, 본격적인 복원 공사가 시작된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이건무 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유제(告由祭ㆍ큰 일을 치르기 전 신명께 고하는 제사) 형식으로 착공식을 연다.
지난 2년간 복구를 위한 준비작업을 해온 문화재청은 “철저히 전통 방식으로 숭례문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구에 쓰일 기와와 철물은 모두 전통 방식으로 제작해 사용하고, 나무와 돌 등도 현대식 도구 대신 전통 도구를 사용해 다듬을 계획이다.
도끼와 자귀, 내릴톱 등 전통 도구와 조선 시대 사용됐던 것과 같은 거중기를 쓰고 목수, 석수 등 인부들은 한복을 입고 일하게 된다. 자재로 쓸 철물도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숭례문 건축 당시의 철 성분대로 제작한 철괴(철광석에에 추출한 1차 가공 재료)를 써서 만든다.
주요 작업의 책임자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다. 제와장(기와 제작) 한형준, 대목장(도편수) 신응수, 석장(석조각ㆍ석구조물) 이의상 이재순, 번와장(지붕 기와 잇기) 이근복, 단청장 홍창원씨가 복구 작업에 참여한다. 문화재청은 “이들이 사용할 기둥이나 대들보감 목재 등 전통 자재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숭례문 문루에 쓰인 목재의 약 36%가 피해를 입었는데, 문화재청은 약간의 손실이 있는 나무는 재사용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2008년 2월 10일 화재 발생 이후 그 해 5월까지 현장을 수습하고 지난해 12월까지 현판 수리, 발굴 조사, 수습부재 분류, 복구 설계작업 등을 진행했다. 복구작업은 2012년까지 진행되며 불에 탄 숭례문의 원형 복구와 더불어 일제시대 변형ㆍ훼손된 숭례문의 양측 성곽의 일부(동측 88m, 서측 16m)도 복원할 계획이다.
착공식 전날인 9일부터 2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로비에서는 ‘전통의 기법으로 다시 태어나는 숭례문’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복구될 숭례문 모형과 전통 도구, 숭례문 단청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들과 복구 작업에 참여하는 장인들의 프로필 등이 전시된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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