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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0주년 맞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맘껏 듣고 말하고…라디오DJ는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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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0주년 맞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맘껏 듣고 말하고…라디오DJ는 나의 삶"

입력
2010.02.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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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을 받은 MBC FM 라디오 의 간판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 얘기다. DJ 배철수(57)씨의 서리 내린 머리가 세월이 흘렀음을 알려줄 뿐, 예나 지금이나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우리 곁에 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이 프로그램의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배씨와 방송작가 배순탁씨가 함께 쓴 의 출판 간담회를 겸한 자리다. 이 책은 배씨가 선정한 100장의 음반에 대한 설명과 추천 평을 담고 있다.

배씨는 책 에 '전설'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명칭을 붙인 것에 대한 설명으로 입을 열었다.

"처음엔 제목이 건방져 보여서 많이 반대했다"는 그는 "그런데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책에 수록된 100장의 앨범과 처음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고 20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는 프로그램은 전설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의 말 끝마다 조심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마치 뭐라도 된 양 100장의 음반을 선정한 것이 어지간히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다. "니가 뭔데 음반을 100장씩 선정하고 난리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 같다.", "앨범 선정에 대한 논쟁에는 기꺼이 참여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20년 동안 팝음악 DJ를 하면서 기존 전문 매체나 평론가들이 선정한 명반 목록은 대중들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음악성과 친근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방송 DJ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100장의 음반을 선정했다"는 말에는 남다른 관록이 느껴졌다.

지난 20년 동안 무엇보다도 라디오 DJ라는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그는 "처음 DJ를 맡았을 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나중엔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맘대로 다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또 "내가 원래 과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다 떨기를 참 좋아한다는 사실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음악과 DJ로 대변되는 그의 삶에 어울리는 곡을 직접 골라달라고 부탁했다. 참 어려운 질문이라며 잠시 고민하던 그는 암울했던 어린 시절에 어울리는 노래로 차이라이츠의 '더 콜디스트 데이즈 오브 마이 라이프'(내 삶의 가장 추운 날)를 꼽았다. 또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곡으로는 존 마일스의 '뮤직'(음악)을 꼽으면서 "음악은 나의 첫사랑이자 나의 미래라는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라고 설명했다.

왕년의 록밴드 리더인 그가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은 컨템포러리 재즈(현대적인 재즈, 대중적인 재즈) 란다. "20년간 DJ로 일하면서, 록 외의 음악은 우습게 생각했던 편견이 거의 없어졌다"고 했다.

최근 부활을 선언한 그룹 송골매의 멤버 명단에 리더였던 그의 이름은 빠졌다. 그는 "음악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며 "내가 송골매를 함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음악보다 방송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왕 하는 거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음악 하는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자기 또래와 다른 음악을 하는 장기하를 좋아한다"는 그는 "음악에서 가장 높게 평가 받아야 할 것은 독창성이다. 남들과 다른 음악을 시도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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