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밴쿠버동계올림픽(12~28일ㆍ현지시간)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80개 나라에서 5,500여명의 선수단이 모여 17일간 경쟁하고 우정을 나눌 밴쿠버에서는 또 어떤 얘기가 지구촌을 들썩이게 할까. LA타임스(LAT)는 이번 대회를 둘러싼 10가지 이슈를 뽑아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굴욕의 역사와 작별?
개최국 캐나다는 홈에서 열린 역대 두 차례 올림픽에서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노골드'로 체면을 구겼다. 굴욕의 역사는 이번에도 계속될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동계스포츠 강국 캐나다는 4년 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7개를 땄다. 메달 개수로 3위에 해당하는 수치. 콜로라도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대니얼 존슨 부교수는 캐나다가 이번 대회에서 27개의 메달을 따 종합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존슨 부교수는 지난 5차례 올림픽에서 94%의 메달 예상 적중률을 보였다.
NHL, 올림픽 휴식기는 올해로 끝?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캐나다 내 최고인기 프로스포츠. 올림픽에서 펼쳐질 국가대항전도 놓칠 수 없는 빅 이벤트지만, NHL 골수팬들은 올림픽으로 인한 2주간의 리그 휴식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흥행이 최우선인 NHL 측도 2주간 공백이 달가울 리 없다. 개리 베트먼 NHL 커미셔너는 "2주간 휴식을 환영할 리그는 어디에도 없다"며 앞으로 올림픽 휴식기를 폐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날아라, 플라잉 토마토
빨강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션 화이트(24ㆍ미국)는 익스트림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교주로 추앙 받는다. '백투백 더블코크' 등 '특허' 공중기술만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스케이트보드와 스노보드대회 상금, 광고모델 활동 등으로 매년 600만달러(약 70억원)를 쓸어 담는 화이트는 2006년 토리노대회에 이어 올림픽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2연패에 도전한다.
춤꾼 오노, 새 역사 쓸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남자 쇼트트랙의 아폴로 안톤 오노(28ㆍ미국)는 빙상장 밖에선 '춤꾼'으로 더 유명하다. TV 리얼리티프로그램 '댄싱 위드 스타' 우승 경력 때문이다. 오노는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통산 6번째 메달 획득을 노린다. 2002년 금, 은메달, 2006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챙긴 오노는 한 개만 더 따면 미국 동계올림픽사의 전설 보니 블레어(46ㆍ여자 스피드스케이팅)와 메달 개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뜨거운 감자, 뉴저징 시스템
피겨는 역대로 심판의 입김이 강한 종목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래서 도입한 제도가 뉴저징 시스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02년 올림픽 페어에서 불거진 심판매수 스캔들을 계기로 기존의 6.0만점 시스템을 폐기했다. 2004년 마련된 뉴저징 시스템은 각각의 연기요소에 전부 기본점수를 매겨 객관성을 높였다. 그러나 심판 개개인이 내린 점수는 비공개에 부치기로 해 여전히 허점을 남겼다.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8년 만에 북미대륙에서 벌어지는 동계올림픽. 뉴저징 시스템으로 거듭난 피겨가 8년 전 악몽을 떨칠 수 있을까. LAT는 김연아(고려대)와 아사다 마오(이상 20ㆍ일본)가 금메달을 다툴 여자싱글이 새 판정 시스템의 공정성을 판가름할 주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대회에서 수 차례 맞붙었던 둘은 석연찮은 다운그레이드 판정으로 울고 웃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LAT는 이밖에 미국 알파인 스키 남녀대표팀 보드 밀러(33)와 린제이 본(26)의 첫 금메달 획득 여부 등을 관전포인트로 꼽았다. 2006년 방송을 통해 '음주 스키' 경험을 털어놓아 논란을 일으킨 '악동' 밀러와 실력에 걸맞은 외모로 큰 인기를 누리는 본은 미국 스키의 대들보로 통하지만, 아직까지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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