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수난시대’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금호그룹 사태 등 내우외환의 겹치면서 8일 대형 시중은행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증시에서 하나금융지주는 5.08%(1,600원),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은 각각 5.38%(700원), 5.13%(700원)하락했다. 그나마 선전한 기업은행(-4.67%ㆍ600원)과 신한지주(3.29%ㆍ1,350원)도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은행주 폭락을 이끈 가장 큰 악재는 금호그룹의 법정관리 가능성 우려. 금호그룹 사주 일가가 사재 출연을 거부하고, 이에 맞서 채권단이 ‘합법적 범위 내에서 더 강력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벼랑 끝에 몰린 금호 사주 일가가 채권단에 굴복하기는 했으나,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 관련 주식이 일제히 5~9%나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4조원), 우리은행(2조3,000억원) 등 금호그룹 채무는 총 21조원에 달한다”며 “금호그룹 회생과정에서 채권단과 사주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은행주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부 여건도 은행주에는 불리한 상황. 지난달 미국 정부가 상업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키로 한데 이어,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단기간에 은행업종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저가매력이 생긴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은행주를 둘러싼 내외부의 악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상승 반전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박정현 연구원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굳이 옥석을 가리자면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온 신한, 하나 KB금융의 변동폭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