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말기 정권을 뒤흔든 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이었던 ‘이용호 게이트’의 장본인 이용호(52)씨가 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안상돈)는 8일 “상장사 인수자금을 빌려주면 거액의 수익금을 돌려주겠다”며 변호사 등 2명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이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2006년 9월 자신의 변호인인 C변호사에게 “재기의 발판이 될 토지가 채권자들에게 넘어갈 상황인데 한 상장사를 인수한 뒤 이 회사가 내 토지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토지를 지키려 한다”며 “상장사 인수 계약금을 빌려주면 인수기업 지분의 30%와 이자 등을 주겠다”고 속여 10억원 상당의 현금과 주식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씨는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후인 2007년 4월 사업가 J씨에게 대여금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아 갚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2001년 10월 이씨의 구속으로 촉발됐던 ‘이용호 게이트’수사는 검찰의 특별감찰본부, 특별검사, 대검 중수부를 거치면서 거의 1년 동안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측근 이수동씨 등이 구속되고, 신승남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들의 퇴진과 기소가 이어지면서 정권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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