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예술인회관 건립사업이 12년 만에 재개된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예총)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3%가량 공사가 진행됐다가 1998년 중단된 서울 양천구 목동의 예술인회관을 '대한민국예술인센터'(조감도)로 이름을 바꿔 4월 재착공, 2011년 6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예총에 따르면 대한민국예술인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로 9개 층은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임대된다. 3개 층은 예총 본부와 회원단체 사무실, 2개 층은 실용예술학교로 사용된다. 지하에는 1,000석 규모의 컨벤션극장과 갤러리가 들어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1996년 4월 착공된 예술인회관은 1998년 8월 골조공사와 외장공사가 마무리됐으나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다. 예총은 이후 3차례 재시공을 추진했지만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공사를 재개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4년 사업불이행을 이유로 예총에 지원한 216억원 중 50억원을 환수했다. 2005년에는 20여명의 예술인들이 시민의 문화권리 향유를 주장하며 이 건물을 점거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파행을 거듭하던 건립사업은 지난해 정부가 100억원 추가 지원을 결정하고 예총이 건물을 담보로 추가 재원을 마련함해 공사 재개가 가능해졌다.
이성림 예총 회장은 "좌우 이념을 넘어 예술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 진보 성향의 예술단체들과도 공간활용 계획을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보 성향 문화단체들은 "예총이 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없음에도 문화부가 예총에 관리ㆍ운영권을 부여한 것은 부당하다"며 당초 문화부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가 지난해 말 100억원의 국고 지원이 결정된 것은 특혜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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