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발 태풍이 제 44회 슈퍼볼을 강타했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2009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볼에서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창단 43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뉴올리언스는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쿼터백 드루 브리스의 정교한 플레이에 힘입어 31-17로 승리했다. 터치다운 패스 2개를 포함 288야드 패싱으로 공격을 지휘한 브리스는 MVP의 영예를 아울러 안았다. 브리스는 이날 39차례 패스를 시도해 32개를 성공시켰고, 인터셉트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대부분의 현지 팬들과 전문가들이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이끄는 인디애나폴리스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인디애나폴리스가 1쿼터에 10-0으로 앞서 나갈 때만 해도 일반적인 예상이 들어맞는 듯 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는 16-17로 뒤진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2개의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대반란'을 연출했다.
차근차근 인디애나폴리스에 따라 붙은 뉴올리언스는 경기 종료 5분 42초를 남기고 24-17로 승부를 뒤집었고 인디애나폴리스가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던 종료 3분 12초 전 트레이시 포터가 상대 쿼터백 페이튼 매닝의 패스를 가로채 74야드를 질주,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06년 선수 생명이 걸린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새로운 둥지로 뉴올리언스를 선택했던 브리스는 슈퍼볼 우승으로 자신과 팀의 부활을 완벽히 마무리하며 새로운 신화를 탄생시켰다.
퍼듀대에서 명 쿼터백으로 명성을 떨친 브리스는 2001년 샌디에이고 차저스에서 NFL에 데뷔했다. 2004년과 2005년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2005년 덴버 브롱코스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2006년 FA가 됐지만 부상 전력으로 의혹의 눈길을 받던 브리스에게 최고 조건을 제시해 영입한 팀이 '만년 하위'뉴올리언스다.
브리스는 MVP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나를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던 시절 뉴올리언스가 나에게 기회를 줬다. 4년간 팀을 만들었고 설정했던 목표를 이뤘다. 뉴올리언스 시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시 재건을 위해 힘쓰고 있는 시민들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정상에 선 감격을 밝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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