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MBC 사장이 8일 전격 사퇴했다.
엄 사장은 이날 오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두 달째 공석인 MBC 이사진 후보로 자신이 낸 안과 다른 인선안을 결의하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엄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 직후 "방문진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체 뭘 하라는 건지"라며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지난해 8월 김우룡 이사장 체제로 방문진이 구성되면서부터 'PD수첩' 사태와 인사 문제 등에 이견을 보여왔다. 엄 사장 사퇴로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은 이사회에서 황희만 울산MBC 사장, 윤혁 부국장, 안광한 편성국장을 이사진 후보로 추천했다.
엄 사장은 보도본부장에 권재홍 보도국 선임기자, TV제작본부장에 안우정 예능국장, 편성본부장에 안광한 편성국장을 추천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대주주인 정수장학회와 MBC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MBC노조는 방문진의 결정에 반발하고 "이사진 선임을 강행하면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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