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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이젠 열대 풍토병 위험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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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이젠 열대 풍토병 위험지역?

입력
2010.02.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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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ㆍ아열대 지방의 대표적 풍토병 뎅기열의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사진) 유충이 겨울철(작년 12월)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제 한반도도 열대 풍토병의 위험 지역 안으로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제주도 자원환경연구원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이근화 교수팀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반도 기후 환경 변화와 국민의 건강’ 포럼에서 뎅기열 매개체인 흰줄숲모기(아시아 타이거 모기)가 2008년부터 제주에서 채집되기 시작했으며, 작년 12월에는 겨울철임에도 서귀포시의 물웅덩이 등에서 유충(알) 형태로 첫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뎅기열 바이러스를 가진 흰줄숲모기에 물린 환자에게는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백혈구ㆍ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환자가 다른 종류의 뎅기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면 출혈과 순환장애가 발생하고, 심하면 쇼크사까지 할 수 있다. 4종류인 뎅기열 바이러스로 인해 1991~94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35만명의 환자를 발생했다. 열대 풍토병을 옮기는 유충이 겨울철에 발견됐다는 것은 제주가 사계절 내내 아열대 지역에 놓여 있다는 증거다. 이 모기는 기온 20도 이상 강우량이 150㎜ 이상일 때 번식력이 높은 반면, 14.5도 이하에서는 알이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앞으로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제주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이 열대 풍토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뎅기열이 한반도에서 직접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으며, 매년 발생하는 60~70명 환자도 동남아 지역에서 감염된 채 귀국한 경우로 추정되고 있다.

이 교수는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유충이 사계절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만큼 앞으로 열대 풍토병 전염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와 관련, 제주대 의대와 공동으로 이달부터 ‘제주 지역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를 통해 뎅기열 등 열대 질환 문제를 감시하기로 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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