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부 유럽 국가의 신용 위기가 확산되며 코스피지수가 1,567포인트까지 밀렸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재정적자는 '유로 존'이라는 경제 공동체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유럽 신용위기는 '유로 존'의 정치적 합의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관련된 악재의 무게도 점차 가벼워질 것이다.
'유로 존'은 유로화라는 하나의 통화를 쓰고 유럽중앙은행(ECB)이 하나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6개국의 경제 공동체다. 여기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같은 경상수지 흑자국과 포르투갈과 그리스, 스페인 같은 적자국이 섞여 있다. 각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다르지만 단일 통화를 쓰기 때문에 환율을 통한 자정 기능은 없다는 점이 이번 신용위기의 원인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이 경기 침체기에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통화 절하가 유일하지만, 유로화 체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반대로 독일 네덜란드 등의 경상 흑자국 지위는 계속 유지된다.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적자는 자본수지 흑자로 메워져야 한다. 다른 나라, 특히 유로존 회원국이 포르투갈 등의 국채를 사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이들 국채의 발행이 여의치 않다.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위험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신용위기는 독일 등 경상흑자국이 그리스 등 경상적자국의 국채를 사주는 정치적 합의를 통해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의 근원이 유로존이라는 정치적 합의에 의해 생긴 경제공동체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그 해결도 국가간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특히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각국 정부가 금융 부실이 실물로 전이되는 것에 민감한 상황인 만큼, 유럽 일부 국가의 부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유럽 신용위기의 영향력이 수그러드는 모습이 관측됐다. 포르투갈과 그리스, 스페인의 국채 금리와 CDS 프리미엄이 하락했고 캐나다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럽 증시는 하락했으나, 한국 시간으로 6일 새벽 마감된 미국 증시는 장 막판 하락 폭을 좁히며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지난 주보다는 변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까지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500~1,550포인트선이 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두바이 사태 직후와 같은 강한 반등 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업종별로는 지난주 하락 폭이 컸던 통신과 전기전자, 건설업이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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