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참사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방식이 바뀌고 있다.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기업들이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직접 제공, 생존과 재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이날 회사가 독자 개발한 고기능성 투명 플라스틱(PETG)을 아이티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바닷물 등을 먹을 수 있는 물로 바꾸는 '워터콘'(WATERCONE)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소재로 전세계에서 SK케미칼 등 단 두 곳만 생산 능력을 가졌다.
워터콘의 원리는 간단하다. 고깔모양의 뚜껑을 들고 바닥에 물을 채워 하루 정도 태양아래 두면 약 1.5리터의 생수를 받아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빗물, 컨테이너, 지붕에 고인 물까지 식수로 활용할 수 있다. 다음달 중순 아이티에 도착할 PETG의 이번 공급 물량은 워터콘 1,653개 분량으로, 하루 만들 수 있는 물의 양으로 환산하면 약 2,480리터의 물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매일유업은 최근 아이티에 현지 어린이 1,000여명이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탈지분유 1만㎏을 전달했다. 먹을 것이 없어 진흙에 소금과 마가린을 섞어 만든 '진흙쿠키'를 먹고 있다는 아이티 어린이들에게 분유를 지원해 영양부족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다.
이밖에 녹십자가 최근 2억 2,000만원 상당의 구호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한 것을 비롯, 동아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제약협회 등을 통해 지진 피해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의약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진피해 인프라를 되살리는 데는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살아남은 이재민들에게는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구호품이 더 필요할 수 있다"며 "이 것이야 말로 기업 프로보노(공익을 위한다는 뜻) 정신에 걸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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