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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또 하나의 언어를 잃었다/ 7만년 된 印 고대언어 마지막 구사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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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또 하나의 언어를 잃었다/ 7만년 된 印 고대언어 마지막 구사자 사망

입력
2010.02.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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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을 이어 내려온 고대언어 '보'어(語)의 마지막 구사자가 숨져 결국 보어가 사라지게 됐다고 영국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인도양 안다만 제도에 사는 보아 스르(85ㆍ사진)가 주인공이다. 언어학자 애비타 애비 교수는 "보아 스르씨의 사망으로 인도는 둘도 없는 귀중한 유산을 잃게 됐다"고 BBC에 말했다.

안다만 언어는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역사가 7만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안다만 제도는 '인류학자들의 꿈'으로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가 모여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그레이트 안다만의 소멸되는 목소리(Voga)'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애비 교수는 "보아씨는 부모가 사망한 이후 지난 30, 40년간 지구상의 마지막 보어 구사자였다"며 "평소 많이 외로워했으며,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힌두어의 안다만 사투리를 배웠다"고 말했다.

애비 교수는 "고인은 유머 감각이 넘쳤으며 호탕한 웃음은 주변 사람을 쉽게 전염시켰다"고 덧붙였다. 에비 교수는 또 "그의 죽음으로 고대 언어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중요한 퍼즐 조각'을 잃어버린 셈"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신석기 이전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지구상 남아있는 마지막 언어들"이며 "안다만 주민들은 현재 인류의 가장 초기 조상들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소수종족 보호단체 서바이벌인터내셔널(SI)의 스테픈 코리 국장은 "지난 3개월 사이에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두 종류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지난 해 유네스코는 전 세계 6,000여 개의 언어 가운데 1/3이상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으며, 그 가운데 200여 개는 소수에 의해서만 사용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면 그 언어로만 기억돼 온 전설과 문화와 지혜가 함께 사라진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보아 씨의 사망으로 인도 뿐 아니라 온 인류가 그만큼 가난해지게 된 셈이다.

학자들은 안다만 부족을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누는데 보아씨는 그 가운데 크레이트 안다만족이다. 크레이트 안다만족 사람들은 식품과 주거지를 인도정부에 의존하고 있으며 알코올 남용이 만연해 학자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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