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 '도요타 때리기'가 점입가경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의 전면 리콜이 기정사실화하면서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자에서 "도요타가 안전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선 항상 답변을 뒤늦게 하고 해결책을 내놓는데도 재빠르지 못하다"며 "30년 전 생산공장을 미국에 처음 세웠을 때 보여줬던 친절함의 경쟁력을 이젠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과거 부품불량 신고가 들어오면 특별대책반을 바로 꾸리고 고객의 집을 찾아가 차를 수거해오는 불편을 감수했던 도요타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지적하면서 "이젠 엔진이상을 호소하면 '오일을 제때 갈았느냐'며 소비자 잘못을 우선 따진다"고 전했다.
더불어 NYT는 도요타가 1990년대 말 '힐룩스 서프', '4러너' 차종의 결함을 인식하고도 경찰 조사와 미일 양국정부의 지시를 거쳐 8년 후에나 리콜을 행했던 사실을 '늑장대응'의 사례로 들며 불친절한 도요타를 꼬집었다. 이를 놓고 레이 라후드 미 교통부 장관은 지난 주 "도요타 북미사무소는 안전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틀어 말했다. 이 신문은 "도요타가 프리우스 등의 결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하려 나서지 않고 관계 당국의 질책이 나오고 나서야 움직이는 등 느리게 대응하는 패턴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악취가 나면 뚜껑을 덮어라"고 한 일본 속담을 소개하며"도요타의 서투른 대응은 일본의 오랜 기업전통에 그 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마디로 말해 이 회사의 말썽은 일본의 문제"라는 따끔한 말도 붙였다. NYT와 마찬가지로 도요타의 늑장 대응을 신랄하게 비판한 보도이다.
제프 킹스턴 일본 템플대 교수는 6일자 외부 칼럼을 통해 "도요타의 느리고 부적절한 위기대응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며 "일본의 전통적인 위기대응 방식이 뒤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일본에서 지켜본 결과 많은 경우 기업들은 문제를 축소시키고, 결함이 발견된 상품의 리콜을 최대한 연기했으며, 문제와 관련된 소비자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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